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글들을 보면 체감상으로 상사에 대한 바람, 불만 글이 후임에 대한 글보다 더 많은 거 같습니다. 후임을 대하는 게 어려운 사람이 분명 있을 텐데 그런 걸 공개적으로 말하면 스스로 무능력해 보일까봐 그런게 아닐지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좋은 선임이 있는 것처럼 좋은 후임도 있으며 반대도 마찬가지지요. 지인과 대화하다 보면 좋은 선임에 대해서는 거침없이 칭찬합니다. 혹은 그 친구가 실수라도 할 때면 ‘왜 그랬지?’라며 의문점을 던지기도 하더라고요.
함께 일하고 싶은 선임은 인터넷에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일 잘하는 선임, 잘 챙겨주는 선임, 다정다감한 선임 등. 그리고 이런 요소들은 후임에게도 다수 똑같습니다. 일 잘하는 후임을 싫어할 선임이 얼마나 있을까요? 아, 물론 인성에 문제가 있다면 다른 얘기 겠지만 이건 선임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니 넘어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회사에서 좋은 인상을 갖게 하는 것은 크게 2가지인 거 같습니다. 일을 정말 잘하거나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거나. 둘다잘하면 정말 감사하죠.
일을 잘하면 다른말이 필요 없습니다. 회사라는 집단은 비효율적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비효율적 요소를 효과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고, 선임의 입장에서도 신경쓴 일이 줄어드니 고마운 거죠. 회의를 할때도 단연 부각될 것이고요.
다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내가 생각한것이, 내가 발언한 의견이 반드시 좋은거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에요. 생각보다 세상은 훨씬 복잡해서 내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문제점이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좋은 의견을 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좋은 의견을 잘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관계가 좋은 사람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친근함이 드는 사람, 말주변이 좋은 사람,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그렇겠지요. 혹시 배려라는 말이 선임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해입니다. 후임 역시 선임을 다양한 방면으로 배려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일의 경과를 미리 알린다거나, 선임이 궁금해할 또는 필요로 할 자료를 미리 선별해 놓거나 등.
둘의 공통점은 ‘나와 일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두 가지 요소 모두 상대방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요소인 만큼 나의 존재감이 저절로 어필됩니다. 반대는 너무 쉽죠. 상대방에게 비호감을 줄 수 있는 요소를 잔뜩 하면 됩니다. 팀보다 나만 생각한다거나,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거나, 아무 말하지 않으면 아무거도 안 한다거나 등.
사회생활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나라는 사람을 브랜딩 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일을 다닐 때는 이게 중요한지 몰라요. 그런데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금세 드러납니다. 내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었는지. 그들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는지 말이죠. 그들이 나를 떠올리며 아쉬워 할지, 속시원해 할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 너를 브랜딩 하라고. 그건 제로썸 게임이 아니라 윈-윈 전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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