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가는 카페가 있다. 그러다 바쁜 이유로 한동안 못 갔는데 그 사이에 주인이 2번 바뀌었고 이름도 바뀌었다. 그래도 건물 자체의 이점(예를 들면 화장실이나 테이블 위치 등)이 아직 남아있어 이용하는 중이다. 그런데 최근엔 이런 고민을 한다. 이제 그만 와야 하는 걸까.
이곳 카페에는 뒷문이 있다. 얼마 전 누군가 자주 들락날락하는데 그럴 때마다 담배냄새가 났다. 여름에는 에어컨 때문에 문이 닫혀있어 몰랐는데 비공식적으로 담배 태우는 공간이 돼버린 듯하다. 가을이 되고 날씨가 선선하여 문을 열어두다 보니 담배냄새가 매장 안까지 들어오고 있었다. 친절하게도 그 공간에는 쓰다 버린 의지 하나도 놓여 있었다.
처음에는 뒷문을 닫을까 하다가 하다가 가게 주인도 아닌데 그럴 순 없다고 생각해 말을 해볼까 했다. 그런데 그 문제가 그 시간에 일하는 아르바이트뿐 아니라 주인으로 보이는 어느 아주머니도 똑같았다. 정확히는 '내버려 두었다'. 그들은 손님이 있든 없든 카운터를 지켰고, 종종 재고를 채워 넣고 머신을 점검했다. 그들은 열심히 일했지만 사소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
어제는 지난밤에 페인트칠을 했는지 페인트 냄새가 매장 내 진동을 한다. 그럼에도 뒷문을 닫질 않는다. 담배와 달리 페인트 냄새는 상시 맡아질 텐데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은 듯하다. 아니면 알면서도 묵인하거나.
얼마 전 세바시에서 배민의 어느 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 나와 강연하는 것을 봤다. 그 사람이 처음 입사를 했을 때 김봉진 대표가 와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기술이 아니라 서비스를 만들어 주세요'. 이 의미를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다. '사람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서비스는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단편적인 질문을 한다면 대부분 답은 안다. 그러나 그것을 실제로 적용하는 사람은 잘 보지 못한다. 1류 호텔이나 커피숍은 이미 그런 것에 신경을 쓰고 있겠지만(아닐 수 있지만) 일반 가게에서 그런 것까지 신경 쓰는 사장 또는 알바는 정말 찾기 힘들다. 하지만 부자가 되기 위해선 부자의 마인드를 가지라는 말처럼 자신이 하는 가게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관점과 운영 노하우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내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행동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가게를 적당히 돈 버는 수준으로만 생각하면 정말 그 정도 수준으로만 서비스를 하게 되고 가게도 그정도의 만족도만 준다. 하지만 자신의 가게를 진정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찾아오는 사람, 상품과 서비스, 관련 시설 등 점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사소한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때론 그 사소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가 있다.
태도가 퀄리티를 만들지만, 평소 어떤 생각을 하며 활동하느냐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거 같다. 그러고 보니 명언 하나가 생각난다. 생각은 행동을 바꾸고, 행동은 습관을 만들고, 습관은 성품을 만들고, 그 성품은 인생을 바꾼다는 말.
오랫동안 다닌 카페였는데 마음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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