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배울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 작게는 블로그나 유튜브부터 시작해서 온라인/오프라인 강의까지 각양각색하며 저마다의 장단점도 뚜렷한 거 같다. 뭐가 어찌 됐든 배우기 좋은 시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얼마 전 삼국지를 보았다. 이전과는 달리 삼국지 내 인물의 리더십을 보면서 내가 가진 패는 무엇일까, 나는 어떤 인물을 롤모델로 삼아야 할까를 고민했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배운 것이 있고, 앞으로 어떻게 차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일단락 짓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들이 여지없이 깨지는 것을 경험한다. 분명 그것들을 학습할 때 또는 알아볼 때 충분히 심사숙고하고 고민하여 얻은 결론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당장 '이게 더 좋아 보이기 때문'이었다.
좋아 보이는 것과 장기적 이익이 되는 것은 다르다. 이것이 꽤 큰 차이를 낸다는 것을 아이러니하게도 회사 생활하면서 알게 되었다. 지금 당장 내게 도움이 되 보이는 것은 기술의 고도화, 개발 능력, 고객을 향한 서비스의 관점이다. 이렇게만 생각하면 내가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가 명확히 보인다. 하지만 진정 이익이 되는 것은 위기 극복 능력, 리더십, 팀성과 등이다. 개인에게 집중된 것을 팀/회사 단위로 넓혀간다는 점에서 둘은 다르다.
이렇게 정리가 되었을 때 내가 취해야 할 점, 공부해야 할 방향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다. 하지만 타인이 해놓은 업적, 좋아 보이는 글을 보며 흔들리는 나를 보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좋아 보이는 것은 그 상황에 한해 정말 최고의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이겨야 하는 것은 전투가 아니라 전쟁이어야 한다. 전투 한두 개는 질 수 있다. 하지만 전쟁에서 지면 근간이 사라진다. 그러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하고 고찰하여 얻은 결정이었는데, 좋은 말 몇개에 쉽게 번복, 다시 생각하는 나 자신을 보며 복잡한 심경을 느꼈다.
배운 것을 쉽게 리셋시키면 안 된다. 방법을 조금 바꿀 순 있어도 궁극적으로 향하는 방향은 흔들리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길을 만들 때 매번 흔들려 만들게 되면 많은 길은 만들 수 있을지언정 결국 목적지엔 도착하지 못한다.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피드백을 얻을 수 없고 추후 그 일을 번복하거나 후회, 또는 다시 시도하려고 하게 된다는 점이다. 스스로 세운 가치와 관점을 좀 더 굳게 관철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그 선택을 했던 자기 믿음도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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