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알고 지낸 지인이 있다. 단언컨대 한 번도 살이 빠진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과거에는 호리호리 했다는데 내가 본 게 아니니 믿거나 말거나. 그런 지인이 최근 체중 30kg을 감량했다.
지인은 처음에는 집에 갈 때 걸어서 가는 것을 택했다. 이 도전이 처음은 아니었다. 몇 년 전에도 집에 갈 때 1시간을 걸어간다고 들었다. 그때도 살이 많이 빠지긴 했지만 지금만큼은 아니었다. 그리고 몇개월 후 돌아왔다. 중간에 그만두었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진 탓에 그만하겠다고 멈춘 것이 원인이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달랐다. 심지어 그때보다 기간도 짧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그 사람이 어느 날 내게 물었다. 얼굴이 퀭하냐고. 주변 사람들 중에 누군가가 그 사람에게 얼굴이 퀭해서 먼일 있냐고 물어봤다고 했다. 나는 보기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살이 찔때 보다는 퀭해 보이긴 했지만, 진짜 건강은 적당한 몸무게지 반질거리는 피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엇보다 그 노력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며칠 전에 다시 본 지인은 그때보다 더 살이 빠졌다. 입던 옷은 진작에 헐렁했지만 더 그래 보였다. 보자마자 '정말 많이 빠졌네요'라고 감탄했다. 그 사람이 웃으면서 말한다. 요즘은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고. 어떻게 뺏느냐, 좋아 보인다 등.
몇 년 전과 지금의 다른점은 무엇이었을까. 답은 타인의 관심이었다. 몇 년 전 변하는 그 사람의 모습을 관심 있게 봐준 사람은 주변에 별로 없었다. 게다가 변화폭이 크지 않으니 먼저 관심을 가져준 사람도 별로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 큰 폭으로 변화된 모습에 그 사람을 알던 사람들, 심지어는 어쩌다 한번 가는 약국에 약사도 지인에게 놀라 보게 변했다며 감탄했다 한다.
그런 관심을 받아서일까? 왠지 스스로에게 자신이 생긴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듣고 지인이 성장 사이클에 올라섰음을 느꼈다. 자발적인 노력으로 스스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고, 주변의 시선이 성장 속도를 가속화시킨다. 이전에는 스스로만 페달을 밟다가 포기했지만, 이번에는 타인과 함께 굴린다. 나만의 성장 페달을.
저마다 인정 욕구가 있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을 때 스스로 자신감이 생긴다. 이 자신감이 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번에 변한 그의 모습이 남은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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