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나는 환경에 나를 끼워 맞추는 연습을 많이 했다. 예를 들어 집에서 집중이 잘 안된다는 이유를 찾는 대신 억지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익숙해졌고, 몇 시간 아니 하루 종일 앉아있어도 심리적 거부감이 없어졌다. 그렇게 훈련한 것이 여럿 있는데 대표적으로 책이다. 당시 책 읽는 버릇을 들인다고 카페에 앉아 4~5시간씩 책만 봤다. 읽히든 말든, 이해가 되든 말든 관계없이.
그렇게 한 덕분에 제법 효과를 보긴 했다. 그런 경험을 해서인지 마음먹으면 안 되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생겼고, 남 핑계를 대는 대신에 나 자신을 돌아보고 습관도 생겼다. 그러나 당시엔 한 가지를 간과했었다. 바로 환경에 대한 영향력이었다.
공부를 하는데 집에서 하든 도서관에서 하든 행위만 봐선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효율이 달라질 때는 있다. 도서관이 잘 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카페에서 잘되는 사람도 있고, 집에서 잘되는 사람도 있다. 같은 시간을 들여서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면 당연히 그런 효율 좋은 곳을 찾는 게 유리하다. 시간이야 말로 절대적 한정 자원이기 때문이다.
환경설정의 문제는 좀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요즘 잘 나가는 기업들에서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기업문화, 조직문화, 팀 문화다. 단순히 월급을 많이 주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동료와 팀 사이에서 최고의 모습으로 성장하라는 슬로건을 담는다. 이는 성장욕구를 가진 인간을 자극하는 행위다.
똑같은 스터디를 해도 모두가 잘 못하는 곳보다는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스터디하는 것이 유리하다. 어떤곳에 있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습관이나 모습을 바꾸면서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그룹에 들어가는 것 역시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 둘이 서로 잘 맞물린다면 엄청난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게 힘든 이유는 나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좋은 사람이 대거 포진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환경이 아닐 수 있다. 그곳에 부담이나 거부감을 느낀다면 스터디를 참가하는 내내 신경 쓰느라 내 공부를 제대로 못할 것이다.
내게 맞는 환경이라는 건 절대적인 것이 아닌 상황에 따라 다르다. 지식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초보가 많은 곳에서는 같이 스터디를 한다 하더라도 서로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내 레벨에 맞춰 환경을 옮기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에 대한 관찰과 외부여건을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참여해보면서 맞춰봐야 한다. 내게 잘 맞는 환경은 내가 가장 잘 알기 때문이며, 또 알아가야 하는 과제기도 하다.
그러니 개인적인 노력 못지않게 외부와 맞추는 노력도 꾸준히 하자. 양쪽 다 잘 되어야 비로소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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