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면서 보너스를 생각하지 않으면 뭔가 너무 아쉽다. 보너스는 뭔가 공돈 같은 생각도 들고, 의욕을 더욱 불태우게 한다. 아직도 어느 곳에서는 보너스 여부가 직원들의 사기를 결정한다는 말처럼 보너스는 여전히 우리를 설레게 한다. 그런데 보너스가 오히려 해가 된다니 무슨 말일까?
보너스가 있어야 힘이 난다는 말은 평소에는 보통 수준, 혹은 기대 이하의 수준으로 일을 한다는 말과 비슷하다. 힘이 나는 것과 일을 하는 것은 별개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인간의 감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힘이 나는데 보너스가 조건부가 되어버리면 당연히 보너스가 없는 날은 습관처럼 힘이 나지 않고 평소의 100%를 해낼것이라 기대하기 힘들다. 그런와중에 딱 봐도 올해 실적이 바닥을 칠 거라 예상된다면 보너스는 물 건너간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그래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열심히 일해보자’라고 말하는 사람을 나는 한 번도 본 적 없다.
사람은 누구나 기대감을 갖는다. 보너스는 일종의 기분 좋은 기대감이다. 그런데 그것을 잃는다 생각하면 허탈감이 들면서 덩달아 일할 의욕까지 잃는다. 이 때문에 보너스가 반드시 이득이 된다고 볼 순 없다.
어쩌면 보너스가 나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보너스를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사람의 기분을 망치고 의욕을 떨어뜨려 내가 해야할 것에 심리적 장벽을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감정은 그렇게 쉽게 자극받는다.
전국민적으로 인기를 얻은 유명한 선수나 소설 작가들이 하는 말을 한번 들어보자. 그들은 자기가 쓴 소설이 당연히 베스트셀러가 될 거라 생각하면서 꾸준히 소설 쓰는 게 아니다. 직업으로써 더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 하루키는 매일 달리기를 하며 체력을 키운다. 운동선수 역시 마찬가지다. 누구나 다 금메달을 원하겠지만 모든 사람이 금메달을 딸 순 없다. 하지만 될지 안 될지 모를 이유 때문에 열심히 운동하는 게 아니다. 그게 그들의 일이기 때문에 김연아는 그렇게 열심히 빙판 위에서 하루를 보냈고, 손흥민은 매일 운동장을 뛰었다.
보너스는 열심히 하는 당신이 가질 수많은 보상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그 하나로 인해 전체를 망치는 우를 범한다면 차라리 없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감정 하나로 모든 일을 망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사람이다. 보너스는 어쩌면 내가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갖게하는 타인이 주는 보상이다. 그러나 이런 보상에 의존적이게 된다면 내가 나로서 오롯이 살아가는데 방해가 된다. 이런 감정으로 부터 독립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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