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다니는 목적을 돈 버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을 생각보다 자주 본다. 물론 그들의 말은 일부분 맞다. 그렇지 않다면 생계를 해결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생계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것을 생각한다는 것은 사치에 가깝다. 당장 죽게 생겼는데 생존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을까?
하지만 생계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다면 더 이상 돈만 보고 다니진 않았으면 한다. 돈 때문에 회사를 간다는 것은 근시안적 생각이다. 하루의 대부분의 활동을 회사에서 보내는데 그런 곳에서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말은 마치 자본주의에서 부품처럼 살아가는 것을 말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물론 우리 모두는 거대한 사회, 자본주의에 한 부품처럼 살아간다.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은 모두 그런 굴레를 벗어날 순 없다. 이것은 자본주의를 콕집기 보다는 사회를 구성하는 어느 곳이든 그런 모습이 존재한다.
돈 말고 회사를 다녀야 하는 이유가 또 있을까? 있다. 나의 정체성을 키우는 수단으로 삼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생활하고 있지만, 만약 내가 회사를 다니지 않고 있다면 누가 나를 인정해줄까? 예를 들어 회사 혹은 프리랜서 등 내가 가진 능력을 돈으로 환산해내지 못하고 있다면 어느 누가 나를 ‘저 사람은 개발자야’라고 말해줄 수 있을까?
프로와 아마추어의 공통점은 공부를 한다는 점이다. 다른 점은 프로는 돈을 받고 공부하고 아마추어는 돈을 받지 않고 공부한다는 점이 다르다. 왜 한쪽은 돈을 받고 한쪽은 돈을 받지 않을까? 돈을 받는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유의미한 일,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점이 있다. 즉 누군가 원하는 사람이 있단 얘기다. 반대로 아마추어 때 돈을 못 받는 이유는 원하는 사람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지금 내가 하는 일은 프로에 다가가는 일이다. 즉 아마추어 때와는 달리 내 커리어가 점점 쌓여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연차가 늘어갈수록 타인은 나에게 더 많은 것 또는 깊숙한 것을 요구하게 된다. 그에 따라 지급금액도 늘어난다. 하지만 나의 연차는 계속해서 쌓여가는데 그만큼의 일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어떨까? 그들은 나보다 더 적절한 대체제를 찾기 시작할 것이다.
그래서 회사 다니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이다. 회사야말로 내가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적용하고 더 많은 것을 학습하면서 더욱 성장시킬 수 있는 실전 장소이자 커리어를 키우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공부보다 가장 좋은 공부는 실전에서 경험해보며 배우는 공부며 회사는 이를 충족시킨다.
그러니 회사에서 적당히 시간 보내며 있지 말자. 더 많은 것에 도전해보고 가능성을 피워보자. 물론 처음부터 이런 권한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면 누군가 한 명 이상은 반드시 나를 지켜본다. 그리고 때가 오면 하나씩 시도해보면 된다. 이 모든 것은 준비한 사람만이 잡을 수 있다. 시간 때우기 식으로 회사 다니는 사람에겐 오지 않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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