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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Jan 07. 2021

여유는 정말 창의성을 키워줄까

창의적인 생각, 보다 나은 효율을 찾기 위해선 시간이 있어야 한다. 어느 한곳에 매몰되지 않고 생각할 시간을 가져 평소 생각지 않았던 것을 연결해 창의적인 어떤 것을 탄생시키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일에 집중할 때는 숲을 보지 못한다. 당장 눈앞에 있는 것을 해소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건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인데, 앞에서 아이가 고열로 울고 있다면 일단은 병원에 대려가는게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이때는 큰그림을 그리고 자시고 할 여유가 없다. 일도 그렇게 급한 것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이유는 방향성이 맞는지 점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방향성 점검을 하려면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맞다. 즉 일에 치여있으면 안 된다. 매번 일에 쫓겨있다면 도저히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유가 중요하다는 말에 공감하는 바다.


그런데 여유라는 것이 오해가 있음을 최근에야 알았다. 이전까지 생각한 여유는 쉽게 말해 일을 잠시 놓는 것이다. 어찌 보면 휴가처럼 일종의 쉬는 시간을 갖는 것처럼 말이다. 휴가가 남아 연일 쉬기도 하고, 새해맞이 연휴가 있었지만 당시를 떠올려보면 업무를 개선해보겠다는 어떤 노력도 해본 적이 없다. 말 그대로 일이 머릿속에서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유라는 건 무엇일까? 일에는 두 종류가 있다. 익숙한 일과 익숙지 않은 일. 두개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익숙지 않은 일은 하나하나가 모두 새롭기 때문에 항상 신경 써야 하고 중요할수록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익숙한 일이라면 복잡한 생각없이 비교적 간단하고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즉 이전보다 여유가 있다.


때문에 일을 줄이려는 노력보다 일을 보다 능숙하게 만드는 학습이 여유와 연결된다는 점을 알았다. 또한 일이라는 것이 뜨문뜨문 있을 때보단 일에 치여있을 때 일을 창의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점을 배웠다.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빨리 끝낼 수 있을까?’하는 간절한 생각이 평소와 다른 방법을 떠올리게 하고 개선하도록 탈바꿈하기 때문이다.


혁신이란 것은 모든 자유를 만끽한 상태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길을 막고 있는 것을 돌파해냄으로써 생긴다. 즉 일이 많은 시간에 걸려 천천히 해도 되는 것이라면 굳이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려 하지 않을 것이지만 시간에 쫓기면 예전과 같은 방법으로만 해선 안되는걸 알기 때문에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고민의 끝이 혁신과 연결되어 있다.


뛰어난 장수가 되려면 다수의 전쟁 경험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일하는 방식에 혁신을 가져오기 위해선 더 많은 일을 경험해야 하는 것은 필수다. 그리고 일을 능숙하게 처리할때까지 학습을 하고 불필요한 습관을 제거하는 과정을 겪으며 더욱 갈고닦을 수 밖에 없다. 그 길을 걷는 과정에 수많은 창의성이 꽃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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