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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Mar 10. 2021

커리어 상담) 무엇을 배우면 좋을까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해서 만난 미팅 자리에서 공식적 회의 이후 추가적인 상담을 하게 되었다. 예상치 않았던 일정이었는데 질문내용도 예상 밖이었다. 바로 자기 커리어에 대한 질문이었다. 지금까지 이러이러한 방식을 추구하고 있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던지, 회사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데(이러지 말라고 적극 말렸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등 오랜 고민을 꾹꾹 누르다 터진 듯, 질문을 쏟아냈다.


이들의 고민은 한결같은 공통점이 있었다. ’ 무엇을 해야 할까요’에 대한 목표점이 어떤 기술이나 능력에 관한 것이었단 점이다. 지금 필요한 게 A라는 기술 같은데 이걸 배우면 될까요? B라는 기술이 다른 대서도 잘 쓰일까요? 등 기술의 사용빈도와 활용성, 장래성을 묻고 있었다. 그래서 되물어 봤다.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보여주고 싶은데요?’


10년 넘게 이쪽 업계에 있었으면서 유지되는 것이 있고 사라진 것이 있다. 엄청나게 부흥할 것 같은 기술이 어느 순간 사라지는가 하면 ‘저게 되겠어?’ 싶은 것이 어느덧 자기 자리를 잡았다. 시대가 변하면 똑같은 서비스를 만드는데도 다른 스킬이 사용된다. 재봉틀이 발명되기 전까진 바늘로 했지만 재봉틀이 대중화되면서 바늘 기술은 고급화되거나 사장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옷에 대한 수요는 존재하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다. 사람들의 요구는 그대로지만 만드는 방법은 변했다. 때문에 어떻게 만드는지에 집중하는 것보다 무엇을, 왜 만드는지 먼저 살펴보고 연관되는 기술들을 포괄적으로 검토하며 발전해야 한다. 그래서 A라는 기술 전문가가 아니라 서비스 제공 전문가가 되라고 조언했다.


기술과 직업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는 거 같지만 기술은 도구에 가깝지 서비스나 제품의 본질과는 꽤 거리가 있다. 기술 노하우가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기술을 더 잘 다룰수록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데 연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만 보고 있는 건 코끼리 다리를 더듬으며 전봇대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예전에 본 어느 마케팅 책에서 본질에 대한 언급을 한 기억이 난다. 본질이란 핵심이며 필수 불가결한 속성이다.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본질은 이용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어떤 제품을 만들든 사용하는 사람, 이익 볼 사람이 있어야 그 기술이 발전하고 고도화된다. 코로나로 인해 성행한 온라인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온라인 서비스가 대단하기 때문이 아니라 비대면 상황이기에 온라인이 각광받는 것이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목적은 사람이며 기술은 사람을 향해야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해진다.


무엇을 해야할지 모른다면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행위가 아닌 너머를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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