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Mar 19. 2021

투자철학으로 보는 교훈

살다 보면 다양한 경험과 위기의식을 느낀다. 그리고 이걸 해야 할까, 저걸 해야 할까 라는 생각으로 번지다 보면 바쁜 시간을 쪼개면서 배우고 익힌다. 이렇게 배우는 것들은 주로 지금까지 내가 해온 영역과 다른 것일 확률이 높다. 지금 하는 일은 일상이 되었기에 특별하지 않지만 타인이 ‘XX 해서 돈을 벌었다는 말’을 들으면 ‘저것만 배우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몇은 정말 직종을 옮겨가면서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이야 핫한 개발자라는 직업은 사실 10년 전만 해도 굉장히 비인기 직업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야근은 당연히 하는 것이었고 각종 철야작업도 많았으며 실무자들에게 종종 무시받던 직종이 이쪽이었다.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 기타 여러 가지 이슈로 프로그래머 직종의 인기는 굉장히 높아졌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면 당시 개발자들은 지금 많이 없어졌다. 이는 개발자 직군만 그렇지 않다. 어느 분야든 몇 년 이상 하면 이게 내 길이 아닌가 하며 방향을 트는 경우를 종종 본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은 이렇게 말했다. 


투자 영역은 내게 영원히 끝나지 않는 야구 경기와 같습니다. 이곳에서 당신은 최고의 일을 찾을 수 있어요. 1000개가 넘는 회사가 있지만 전부 살펴볼 필요는 없어요. 50개도 볼 필요 없죠. 내가 원하는 공을 골라 치면 돼요. 투자의 비결은 가만히 앉아서 날아오는 공을 지켜보면서 최고의 공이 오기를 기다리는 겁니다. 사람들이 방망이를 휘두르라며 외치겠지만, 신경 쓰지 마세요.


우리 인생에 삼진아웃 같은 건 없다고 하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기회가 적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일정 수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아무렇게나 날아오는 공에 배트를 휘두른다. 몇 번이야 그렇게 할 수 있지만 하면 할수록 힘이 든다. 게다가 다양하게 휘둘러본 경험은 오히려 몸에 안 좋은 폼을 기억하게 한다.


불필요한 소음을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살면서 누군가 내게 직접 이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가르쳐준 적은 없는 거 같았다. 반대로 다양하게 하면 좋다 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다양하게 하는 이유는 사실 내게 가장 맞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데 가장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시간을 써야만 한다. 그래서 젊을수록 하는 게 유리하다. 그래야 내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더 쉽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다 하면 좋은 것처럼 보여도 깊게 파인 게 없는 제너럴리스트는 더 많은 갈증을 일으킬 뿐이다. 나를 지탱해줄 강한 뿌리가 될만한 한 가지를 잡고 거기서 파생하는 커리어가 좋은 커리어로 이어지는 길이다. 좋아 보이는 모든 것이 내게 좋을 순 없다. 그것을 길러내는 눈과 차단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의 시대에도 중요할 것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lemontia/405

https://brunch.co.kr/@lemontia/348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경험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