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단계가 있는 거 같다. 그리고 각 단계마다 요구되는 자원들이 다르다.
예를 들어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면 무엇보다 시간을 많이 쏟아부어야 한다. 잘되든 안되든 계속 비벼보면서 이리저리 해보는 게 시간낭비하는 것 같아도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노력을 계속, 꾸준히 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며, 잘 모르는 막막함을 헤집고 무언가를 달성할 때까지의 끈기는 사실 더 어렵다. 가장 힘든 건 ‘이게 정말 괜찮은 걸까?’하는 의심이다. 의심이 지치게 하고 지친 마음은 더는 그것을 멀리하게 만든다.
이 단계가 넘어가면 앞으론 어떻게 효율적이고 더 높은 단계의 경험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이 단계가 된다는 것은 이전 단계의 것들, 학습을 위해 필요한 것을 스스로 찾을 수 있으며 자가발전할 수 있는 기본 토양이 되어있음을 의미한다.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으며 의견을 내는데 타당하고 자신 있게 낼 수 있는 단계다. 이 상황에선 효율성과 적합성, 그리고 지속가능성 등을 본다. 그리고 이젠 현상이 아닌 구조를 보기 시작한다. 구조를 본다는 것은 간단하게 말해 이전엔 A만 봤다면 이젠 A와 연결되어 상호작용되는 다양한 것들을 본다는 의미다. 마치 톱니바퀴가 돌아가면 그와 연결된 톱니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최종적으로 어떤 효과를 내는지 보는 것과 비슷하다.
최고의 단계는 자가학습 단계다. 스스로 필요한 것을 알아서 찾아가면서 학습지도를 그릴 줄 알며, 이미 충분한 경험이 뒷받침되어있기 때문에 어떤 문제를 직면하더라도 웬만한 해결책을 내놓을 줄 안다. 이 단계에서의 특징은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과 자신감을 드러내며 실제로 그와 뒷받침될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갖고 있다.
굳이 나눠보았지만 사실 이 3단계는 유기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작은 경험이지만 특별한 경험으로 다른 사람에 비해 좋은 성과를 내놓으면서 자기 주도적으로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자기가 맡은 분야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이 있다. 어떻게 학습하느냐는 자신의 역량이지만 스스로를 어느 수준까지 올라가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도달하는 정상이 다르다.
자산시장엔 복리효과라는 말이 있다. 원금에서 이자가 붙고, 원금 +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는 방식이다. 자신의 커리어와 학습에도 복리효과가 적용된다. 다만 자신의 상한선은 자기 스스로가 정하는 것이며 그 방법을 예금이자로 할지 복리이자를 할지 역시도 스스로의 선택이다. 그러나 예금이자와 복리이자는 1년, 5년, 10년이 지나면 엄청난 차이로 벌어진다. 그걸 제대로 아는 사람만이 지루함과 힘듬을 버티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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