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매뉴얼이란 귀찮고 쓸모없는 어떤 것으로 간주되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문서라고 받은 것이 형식상으로 적힌 경우가 많았고, 대부분 쓸모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의 매뉴얼 특징은 누군가가 보기 좋게 작성된 것이 아닌 '나는 이런 것을 했어요' 같은 면피용 매뉴얼이었다. 쓸모가 없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매뉴얼은 내게 안 좋은 인식이었고 보나 마나 한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매뉴얼은 정말 유용하다. 잘 작성되어 있다면 말이다. 적어도 반복되는 일, 일에 쓸 시간을 감소시킨다. 내 경우는 이 덕을 톡톡히 보는데,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기술블로그에 기재한다. 작성하는데 대략 1~2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바쁜데 1~2시간 내는 건 여간해서 힘들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성한 덕에 몇 번이나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이처럼 매뉴얼을 문제 해결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매뉴얼만큼 든든한 아군도 없다. 때문에 매뉴얼을 직접 작성해보면서 이런 레퍼런스를 쌓아놓는 걸 추천한다. 이 정보들이 모이고 모이다 보면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바탕이 되어준다. 흡사 메모를 하는 것과 닮았는데, 메모를 잘해두면 일하는데 도움을 받는 것과 비슷한 효과다.
내 경우 매뉴얼을 기술블로그에 기재하는 이유는, 글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내가 당시에 기억한 토대로 작성한다면 다음에 그것을 활용할 땐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구멍이 숭숭 나있거나 똑같이 해봐도 안 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는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로그를 쓰게 되면 나 외에 다른 사람도 보게 된다는 의미고, 최대한 환경의 영향을 덜 받도록 설정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덕분에 활용도가 높아지는 것은 덤이다.
꼭 블로그 같은 것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노하우를 잘 정리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그게 개인 위키가 될 수도 있고 노션이나 에버노트 같은 툴이 될 수도 있다. 무엇이 되든 자신만의 노하우를 잘 기록하고 그것을 쉽게 꺼내볼 수 있도록 생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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