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타트업에 관계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스타트업에서 생각하는 서비스와 단위가 지금 앱에 구현되어 있지 않으니 좀 더 개발하다가 시장에 내놓겠다는 의미다. 그래서 어떤 상품이 시장에 통할지도 모르는데 너무 신중한 것 같다며 말했다.
최소 단위가 있다. 그리고 이 최소 단위는 앱의 정체성을 알린다. 이런건 당연히 만들어져야 출시할 수 있다. 그런데 서비스 단위가 되면 여기에 추가되는 것들이 있다. 서비스는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개발방향이나 최종형태가 완전히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이것의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는 것이다. 서비스가 오래된 회사, 브랜딩이 명확하게 잘 갖춰진 회사라면 최소 단위를 넘어 고객만족 수준까지 가야 한다. 그러나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의 서비스는 그런 수준이 아니어도 괜찮다. 둘의 차이는 하나다. 기대하는 고객이 있다는 것과 없다는 점.
오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서비스에는 주 사용유저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가 일정 수준 이상 공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유저가 알지도 못하는 앱에는 그럴만한 기대감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 고객의 의도를 읽고 '이럴 것이다'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기민하게 움직여서 빠르게 업데이트할 수 있는 능력이다. 서비스를 내보고 고객의 반응을 본 후 거기에 맞춰 빠르게 변경하는 것이 중요하단 뜻이다. 고객의 니즈를 빠르게 보강하여 내놓으면서 고객의 반응을 보며 서비스와 고객의 인식 사이의 이질감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한 번에 잘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의 기저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머릿속으론 실패를 통해 배워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실행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옮기지 못한다. 이 생각은 출시를 미루게 되고, 제품 개발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 붙게 한다. 중요한 건 그런 행동이 제품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을 하다 보면 문제를 사전에 공유해줄 수 있었음에도 혼자서 끙끙 앓다가 일을 크게 키우는 경우를 더러 본다. 혼날까 봐 두려운 마음에 보고를 미루다가 마침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터진 문제가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때문에 두려움이 일수록 미루기보다 빨리 상황을 공유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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