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분배하고 결과물을 받아보면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곤 한다. 예를 들어 PPT가 필요한 상황에서 각각에게 'A를 기획하는 PPT를 만들어 오세요. 만들기 전에 어떤 것을 표현할 것인지 워딩으로 작성하면 좋을 거 같아요. 이쁘게 꾸미는 것보다 대략적인 폼을 만들어서 전달 주시면 되고 미쳐 담지 못한 건 워딩으로 주세요.'라고 요청했는데 시간이 지나 완료했다고 주는 것이 어떤 것을 표현할지 워딩으로 작성한 것만 내민다. 중요한 건 PPT인데 말이다.
일을 지시할 때는 명확하게 해야한다고 알고 있다. 그리고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물은 엉뚱한게 나왔을 때 스스로 전달력에 문제가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생각해보면 전달시에 '워딩은 추가이지 결과물은 아닙니다'라고 말하거나, 'ppt 우선 제출입니다'라고 말했어야 싶다. 한편으로 나 역시 그런 적은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상대방이 내게 일을 주는 목적은 무엇일까? 거기서 출발해야 한다. 부가적인 요구사항에 집중하여 정작 중요한 것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하나마나한 결과이다. 아니 오히려 서로의 시간을 낭비했으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요청한 사람은 기다린 시간이, 요청받은 사람은 수행하는 시간이 모두 날아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리를 신경 쓰지 않게 스스로 잘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 난 인물이다. 반대로 이런 것에도 하나하나 손이 간다면 '한참 일을 배워야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것은 서비스 개념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니즈를 명확히 읽고 제공해야 상대방의 지갑이 열린다. 후라이드를 시켰는데 찜닭이 나왔을 때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돈을 지불하며 먹을 리 없다. 업무를 주고받는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일을 그냥 하는 것과 일을 잘하는 것은 어찌 보면 같은 시간을 어떻게 써서 '제대로' 해내는지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나는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상대방의 의도와 목적에 맞게 일을 하고 있는가 한번 곰곰이 살펴보는 게 좋다. 그게 아니라면 서로 시간낭비하다 상황이 더 나빠질 땐 서로 얼굴붉힐 일까지 생긴다.
일을 잘하는 조건 중 하나는 바로 상황에 맞게 일을 하는 것이다.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는게 아닌 것처럼 일은 그냥하는게 아니라 맞게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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