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면접관으로 참여하면서 질문중 하나를 해내기 불가능한 수준의 문제점을 던졌다. 그때 상대방이 했던 말은 '제가 잘 모르겠지만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나 전문기업에 맡기는 게 좋다'며 이야기했다. 그는 그게 왜 좋은지, 무슨 이점이 있는지를 주야장천 설명했다.
자문을 구하러 가는 자리가 아니라 면접을 보는 자리였는데 그런 대답이 나온다는 건 내게 다소 놀라웠다. 상대방은 경력 10년이 넘은 소위 시니어라고 불릴만한 경력이었다. 한편으론 그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수많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엉성하게 만들어져 나중에 문제가 되느니 전문가를 고용해서 하는 게 더 안정적이라는 게 주 포인트였으리라. 하지만 그 자리가 면접 자리인 만큼 그런 누구나 할 수 있는 대답보다는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이고, 이러이러한 것이 있으니 다른 방법으로 하되, (작은 파트를 가리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에게 맡겨보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들어 전문가, 시니어의 정의를 어떻게 내릴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보는 중인데, 요즘 중요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문제가 닥쳤을 때 어떤 해결책을 주느냐도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게 되었다. 연차는 많은데 물어보면 주니어가 할법한 대답을 하는 경우가 있다. 전문가를 쓰면 된다는 말은 '무조건 된다', '무조건 할 수 있다'라는 말보다는 더 낫겠지만 조금 나은 수준이지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 말은 주니어도 할 수 있으니까. 내가 가진 아이디어를 가지고 최대한 활용하면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고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되, 할 수 없는 것에도 어느 수준 이상의 학습을 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전문가에게 물어볼 때도 명확한 질문을 할 수 있다.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고 상대방에게 전부 맡겼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전에 모두에게 정답이 되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점 보러 갔는데 상대방이 '건강 조심하세요'라는 한다면 내는 돈이 아깝다. 그런 말은 그 사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들을 수 있고 모든 상황에서 정답이기 때문이다. 그런 말보다 상황에 맞는 말, 상황에 맞는 대답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 사람의 문제 해결 능력을 보고 싶었던 질문에 전문가를 쓰면 된다는 말은 언제 어디서 들어도 0점짜리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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