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회사를 보면 오랫동안 살아남은 상급자가 있다. 제품이나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때 아이러니함은 대상이 능력이 없을 때 의문점을 자아낸다는 것이다. 어떻게 저런 능력으로 저런 위치에 갈 수 있을까? 정치를 잘하는 것 아니야? 등 생각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이렇게만 보면 그냥 적당히 회사다니며 오래 살아남는 자가 승리한다는 말이 맞는 듯하다.
그러나 이 말에는 함정이 있다. 단순히 버티기만 해선 오래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채용과 사직이 자유롭지 않은 나라인 한국이라 하더라도 사람을 밀어낼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그만큼 변화와 환경에 잘 적응했기 때문이다.
환경이 변하는데 거기에 맞게 진화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되고 퇴출된다. 이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그리고 이 공식은 우리 인간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산업혁명과 같이 사회구조가 바뀌는 상황이 생길 때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변한 환경에 잘 적응한 사람은 큰 부를 쥐게 되고, 반대로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이전방식만 답습했던 사람은 시장의 선택에 의해 도태된다. 예를 들어 컨베이어 벨트가 들어서기 전에 장화를 하나 만드는데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면, 분업화와 공장이 들어섬으로 인해 하루 만에 상품이 나오게 되었을 때,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장화를 만드는데 집착한 사람은 대부분 실업자가 되거나 공장 노동자로 재취업하게 되었다. 이런 변화을 알아차리고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 판단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살아남는 것이다.
그렇다면 살아남기 위해 어떤 능력이 요구될까? 크게 2가지가 있다. 변하는 환경을 알아채는 것과 환경에 기민하게 반응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일단 첫 번째 것만 제대로 알아차려도 충분히 시간을 들여 자신을 변화할 수 있다. 변화라는 게 아무리 빨라도 하루아침에 휙휙 변하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유예기간 동안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면 결국 점점 도태되게 된다. 즉 시간이 벌어지는 기간 동안 어떻게든 변화해야 살아남는다.
살아남는 자는 그 혹한 과정을 겪어온 사람이다. 수많은 풍파에서 경쟁자가 떨어져 나가고 난 후 마침내 그들이 독식하여 승자가 되는 것이다. 오래 버티기란 말은 단순히 오래 자리에 앉아있는 게 아닌 변화에 대응해서 변화하는 자기 변화를 수반해야 한다. 멀뚱멀뚱 쳐다만 보는 버티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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