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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Aug 23. 2021

끙끙거리는 후임을 먼저 도와주면안 되는이유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타인이 잘 못하고 있을 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특히 누군가를 가르쳐야 하는 입장이 될 때, 예를 들어 선생과 학생의 위치, 선임과 후임의 위치일 때 제대로 못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알려주고 빨리 넘어가게끔 해주고 싶다. 그러나 그럴수록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검색의 시대, 우리는 원하는 정보를 이전보다 쉽게 검색해서 찾을 수 있다. 인터넷에는 잘 가공된 정보는 셀 수 없이 많으며 우리는 그중에 하나를 잘 찾아 적용하거나 학습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내게 필요한 정보를 검색해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지식을 쌓아갈 때 이런 과정은 좋은 효율을 보이지 못함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학습은 비효율적일수록 더 효율적이다. 새로 배운 것에서 문제가 술술 잘 풀린다면 한번 이렇게 의심해봐야 한다.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건 맞는지, 혹시 잘 푸는 방법을 아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이는 벼락치기 공부에도 드러나는데, 빠르게 학습했던 것들이 몇 달 뒤면 하얗게 지워진다. 당연히 관련된 지식도 까먹는다.


때문에 후임이 어떤 문제 앞에서 끙끙거리고 있다면 그것을 충분히 고민하고 스스로 해결하는 노력을 기울일 때까지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그 과정에서 학습은 물론 문제 해결을 위한 스스로의 능력도 향상된다. 때문에 이런 과정이 장기적으로 더 좋다.


공부할 때 정답을 맞히는 것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학습자가 지식이 가장 필요할 때 증발해 버리는 지식 신기루를 지닌 오베론(아니, 더 심하게 맥더프)처럼 되고 싶지 않다면, 학습 진도를 너무 빨리 나가서는 안 된다. 한 심리학 연구진의 말을 빌리자면, 단서를 지나치게 많이 제공하면 학습은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면 살아남지 못할, 자칫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즉석 숙달을 빚어낸다.〉12 학습량이 정해진 경우라면 학습은 사실상 단기적으로 비효율적일 때 장기적으로 가장 효율적이다.
-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무언가 잘 학습되지 않을 때, 지금 잘하고 있다고 되새기고 꾸준히 하다가 도저히 풀리지 않을 때 비로도 도움을 요청하여 해결하는 연습을 하길 추천하는 바다. 단서가 많은 지식(누군가 도와주는 등)일수록 쉽게 잃어버리기 쉽다. 반대로 스스로 찾아가며 배운 지식일수록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학습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좌절할 필요도, 포기할 이유도 없다. 꾸준히 하면서 천천히 성장하는 만큼 나중에 큰 폭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학습은 비효율적인 것이 궁극적으로 효율적이다. 이때 내게 필요한 것은 이 과정이 나를 더 성장시킨다는 믿음뿐이며 상대방에게도 그 믿음을 심어주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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