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Apr 22. 2021

경영자가 생각하는 인재를 키운다는 마인드의 함정

최근에 스타트업과 연이 있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중 가장 핫한 키워드가 바로 인재관리다. 사람 하나하나가 귀한 스타트업에서는 사람을 어떻게 등용하는지에 따라 영향도가 큰 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을 데려오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판단하는 건 풀리지 않는 숙제와 같다. 


알게 된 스타트업에선 경력이 낮은, 비교적 신입들을 채용하고 있었다. 실무를 하는 입장에서는 신입만으로는 일을 진행하는 게 힘들 것이라 했지만 그쪽에서는 사람을 키운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듯했다. 실제로 돈이 없는 회사도 아니었고 인력이 부족하긴 했지만(이건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니 넘어가고) 나름 수의 개발자를 확보한 상태였다. 왜 주니어를 뽑아요?라고 물으니 사람을 키운다고 생각하는 거 같았다.


그러다 최근에 한 개발자가 나간다고 사직서를 냈나 보다. 그 개발자는 나름 리드 역할을 하는 입장이었던 거 같다. 회사 입장에서는 내부 인재를 키우기 위해 외부 인력을 영입하면서까지 사람을 붙여주고 일을 맡기면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다는데 프로젝트가 막바지가 되어가니 나간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 속으로 드는 생각은 ‘과연 상대방도 내가 키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까?’였다. 당연히 아니니까 나가는 거겠지만.


키운다는 말이 너무 쉽게 생각한 거 아닌가 싶다. 자식도 키우기 힘든 마당에 다 큰 성인을 어떻게 키운다는 표현을 쓰는지도 모르겠다. 하물며, 실무적 리딩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정치적 혹은 경제적(급여, 복지 등) 서포팅만 가능한 상태에서 말이다. 이것은 마치 아이를 유명 학원에 계속 돌려놓고 왜 성적이 오르지 않는 거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키운다는 것은 직접적인 요소와 간접적인 요소 모두 필요하다. 간접적인 요인들, 예를 들어 먹고 재워주는 것, 학교/학원에 보내주는 것 등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론 사람의 마음을 사기엔 부족하다. 실제로 내게 도움이 되는 요소들을 제공받는 게 중요한데 실무자에게 그런 것을 느끼게 하려면 실무적인 부분을 커버해주는 게 가장 좋다. 마치 수학 점수가 안 올라요 라고 말하고 있는데 돈을 쥐어주며 ‘저 학원에 다녀보자’라고 말하는 것보다 같이 학습지를 펴고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 가르쳐주는 것처럼 말이다.


애초에 누군가를 키우겠다는 접근보다 함께 성장한다는 접근으로 가는 게 옳다고 본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은 스타트업일수록 더욱 그렇다. 경영자는 실무자의 역량에만 집중할게 아니라 실무자와 함께 회사와 스스로도 커가고 있다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그래야 실무자에게 일방적인 성장을 요구하는 게 아닌 함께해나간다는 전우애 같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키워주는 게 아니다.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lemontia/445

https://brunch.co.kr/@lemontia/374


매거진의 이전글 이론과 실전은 한몸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