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Sep 13. 2021

인공지능같은 새로운 기술이 인간을 배신하는게 아니다

이전에는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이, 이제는 코로나가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경고한다. 기업에서 서비스하는 형태가 달라지고, 그에 따른 근로자의 일하는 방식이 변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는 것, 혹은 대면 서비스의 상당 부분은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았고 실제로 관련 업종의 채용수가 현저하게 줄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기술의 발전이 일자리를 없앤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느낀 것은, 기술이라는 것은 상황에 따라 선택되었을때 훨씬 큰 성장성을 보이며 퍼지는 속도도, 파급력도 더 크다는 것을 경험했다. 알파고의 등장으로 일자리에 대한 위협이 연일 보도되는데 가운데 공포심은 컸어도 파급력은 그리 크지않았던 반면에 코로나로 인한 여파는 기술 활용이 늘어나면서 마치 쓰나미가 덮치듯 대체되었다. 이것을 누군가는 생존을 위한 기술변화라고 표현하기도 하던데 어찌 됐든 필요에 의한 사용성이 강해질수록, 그리고 강제될수록 훨씬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는 걸 체감한 순간이었다.


만약 인공지능이 없었다면,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지 않았더라면 지금보다 덜 바뀌었을까? 조금형태는 다르거나 혹은 느렸을 순 있어도 지금과 같은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기술이라는 건 의외로 적합성에 따라 쓰이는 경우가 많다. 완벽하지 않은 기술이라 하더라도 당장 쓸 수 있다고 판단되고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타협선에서 금방 도입해서 사용한다. 때문에 여기서 한 가지 인사이트를 얻게 된다. 기술, 기술의 발전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이 얼마나 필요하냐에 따라서 기술은 선택받게 되고, 그 선택의 주체는 여전히 사람이라는 점이다.


즉 기술은 도구에 불과하다. 이렇게 말하면 좀 극단적인 거 같아도, 어쨌든 도구라고 한정 짓는 이유는 그래야 사람이 접근 및 활용하기 쉬운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같은 말은 여전히 일반 사람들에겐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높은 기술력은 높은 장벽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구라는 키워드를 사용하게 되면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것도 일단은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분명 언어의 힘인 거 같다.


기술을 도구의 단계로 내릴 수 있다면 다음은 '이 도구를 어떻게 잘 쓸 수 있을까?'로 넘어갈 수 있다. 도끼가 나오기 전까지 사람들은 돌을 손에 직접 쥐고 팼었다. 그러나 도끼라는 도구를 발견함으로써 손을 안전하게 보호함과 동시에 더 많은 힘을 실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나오는 하이테크놀로지도 이런 단위로 생각하면 간단하다. 인공지능이 내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나은 생산성 혹은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다.


인공지능은 의료, 법률 분야 외에 비즈니스, 예술,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는 도구로서 충분한 활용 가치가 있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이 더 잘할 수 있는 것은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우리는 정확하고 올바른 '관점'으로 데이터를 읽어내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 <언바운드>


도끼는 그 쓰임이 명확하다. 그러나 도끼를 처음 보는 사람은 그것을 어디에 써야 할지 도통 감이 오지 않는다. 그러곤 익숙한 손에 쥔 돌멩이가 훨씬 더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누군가가 도끼를 가지고 더 많은 나무를 베거나, 사냥을 한다. 도구를 어떻게 바라보느냐, 그리고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생산성은 더욱 좋아질수도, 쓸모없게 될수도 있다는 뜻이다. 도구 그 자체에 대한 두려움보다 도구를 어떻게 써서 내게 더 유리하게 할 것이냐를 생각하는 게 중요하단 뜻이다.


때문에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를 찾는 것보다는 이 도구를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이용하는 게 좋을까?를 고민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그 일이라는 것이 반드시 내 전공 혹은 내 주 업무일 필욘 없다. 보조적인 것 혹은 시간을 많이 소비하게 만드는 것에서부터 적용하는 것도 충분히 좋다는 뜻이다. 기술을 어느 한 사용에 특정해버리면 대부분 쓸모가 없다. 그 상황에 맞게 개조되어 나온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적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것은 도구뿐 아니라 나 자신도 그렇게 개조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칼을 정말 잘 다루는 사람이 새롭게 발명된 총을 보며 '이건 나에게 쓸모가 없겠군'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원거리 무기가 생겼으니 어떻게 활용해볼까?라고 고민하는 게 더 좋다는 뜻이다.


빠른 적응력은 지금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가장 강력한 생존 방식이다. 새로운 것에 두려워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것보다 그것을 어떻게 써먹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연구 및 개발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태도이자 능력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lemontia/562

https://brunch.co.kr/@lemontia/447


매거진의 이전글 좋아하는 일을 해라. 좋아하지 않으면 좋아지게 하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