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지인에게 나는 네가 변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점차 확실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급적 오지랖을 피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좋은 말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에겐 불편하거나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어느 한 사람을 만났는데, 그는 원하는 게 있는 것에 반해 당장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몇 마디 더 대화를 나눠보니 안 하는 게 아니라 지금 습관들이 문제가 있다는 것 자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당시 나는 문제점을 그자리에서 집어내진 않았다. 어떻게 변해야 한다는 말보다,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라고 했고 나도 당신의 변화를 믿는다 했으며, 책과 몇 가지 생활습관을 추천한 후 헤어졌다.
그렇게 며칠 후, 여전히 내가 말한 것들을 온전히 실행하진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에게 '내가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말이 머리에 맴돌았다고 한다. 그리고 몇 차례 더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내가 그를 믿는다는 이야기를 꺼내곤 했다.
그가 어느 날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저녁에 달렸는데,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기 때문에 저녁에라도 하려는 듯 했다. 그러나 뛰는 시간이 거의 자정에 가까웠고, 시간이 들쑥날쑥하기에 아침으로 바꿔보라고 추천했다. 평균 기상시간이 10시인 사람이 갑자기 7시에 일어나서, 그것도 일어나자마자 달리기를 하기 위해 준비한다는게 쉬운일은 아닌듯 보였다. 그러나 몇번 실패한 끝에 지금은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달리고 있다. 스스로 변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단 30분이라도 좋으니 매일 책을 읽으라고 추천했다. 언제 읽어야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에 틈틈히 읽으라고 했다. 약 50일이 지난 지금, 3번째 책을 들었다고 한다. 이전에 그 시간들은 모두 유튜브 관람시간이었다. 지금은 그 시간들을 쪼개어 책을 본다. 스스로 변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이렇게 변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조언보다 믿음 덕분이다. 초반에 몇 번 실패하는 걸 보고선 '오래 걸리겠네'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면서 변하는 걸 보면서 스스로를 믿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를 실감했다. 만약 일방적으로 '해야 한다'라는 말만 들었다면 지금도 여전히 대부분의 시간을 유튜브와 함께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군가의 성장을 바라보는 것만큼 재미있는 게 어디 있을까?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게임에 있는 내 캐릭터가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100번, 1000번 사냥을 해도 같은 레벨에 머무른다면 흥미가 떨어질 것이다. 때문에 먼가 성장하는 것을 보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그것을 내게 대입했을 때 어려운 이유는, 삶이라는 게 어느 하나를 달성했다고 금세 숫자로 변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 1권 2권 등 보는 수가 늘어날수록, 달리는 날이 늘어날수록 숫자는 누적되고 그것들을 하나로 묶어서 보면 나의 성장이 가시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변해야겠다는 믿음, 그리고 변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작한다. 그것들이 모이고 모여 성장하는 나를 만든다. 지금 뭔가 잘못 돌아가는 거 같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면 우선 스스로에게 마인드 컨트롤, 즉 믿어보는 걸 시작하는 게 어떨까? 이 작은 변화가 때론 모든 것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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