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Nov 24. 2021

미래지향적으로만 생각하면 망한다

어쩌면 돈에 집착이 가는 이유는 눈에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보이지 않는 가치, 내재적 가치 등의 이야기는 흥미는 끌 수 있을지언정 선뜻 선택되지 않는 것 같다. 이것은 개인이나 기업이나 마찬가지다. 보이지 않는 미래에 비전을 보고 묵묵히 나아가라곤 하지만 그것을 견뎌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상상하는 것, 그것을 꾸준히 관철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해보면 돈이라는 당장 보이는 가치는 명확하다. 그래서 돈에 집착하는 거 같다.


최근 회사 동료가 다른 회사에 합격했다. 연봉도 무려 20% 정도 차이가 날 정도이니 나에게 상담 요청할 땐 당연히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 애기를 다른 사람에게 하니 '거긴 돈만 많이 주지 미래가 없지 않나?'라며 일축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술 바탕의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기술적 성장, 본인의 커리어 향상을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했던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당연히 가야 한다고 말한 이유는, 그건 추후에 생각해 볼 문제라는 점이다. 이미 손에 확실한 가치가 있는데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미래를 위해 그것을 포기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가려는 곳보다 좋은 회사는 얼마든지 많지만, 그 좋은 회사에 내가 들어간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반대로 지금보다 대우를 잘해주는 곳이 있다면 경험해보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경험해봐야 내가 여기에 맞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지 다니기 전에 미리 추측하는 것은 대부분 의미 없다.


영감, 비전, 미래 같은 부류는 언제든 쉽게 무너질 수 있는 모래성과 같다. 쉽게 무너지지 않으려면 스스로에게 매우 확고한 다짐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단단히 다짐해도 무너지는 순간은 오기 마련이며, 때문에 확실한 것을 착실히 짚어가며 가는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불확실한 요소를 하나씩 줄여야 변수가 줄어들고 예상 가능한 범위가 확장된다. 불안요소가 크면 클수록 다양하고 무한한 생각을 하는데, 그런 것들은 대부분 상상에서 그친다.


목표를 달성해가는 방법도 비슷하다. 하늘의 별을 보면서 걷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기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당장 해야 할 일을 모두 제쳐두고 먼 별만 쫓는다면 탁상공론이요, 허무한 꿈이라 할 수 있다. 한 번에 정상에 오르는 길 같은 건 없다. 한 계단 한 계단 밟고 올라가는 것이다.


너무 먼 미래만 보지 말자. 우리는 현실을 직시하며 미래를 향해가는 존재이다. 현실 직시 없이 미래로만 향해있는 것만큼 허무맹랑한 것도 없다.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lemontia/619

https://brunch.co.kr/@lemontia/45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