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일이라도 누군가는 즐겁게 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짜증, 무기력 등 불편함을 내비치면서 한다. 이 차이를 대부분 개인의 성향, 혹은 타고난 기질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하나를 더 첨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일에 대한 태도가 그렇다.
특별한 상황이 있는 게 아니라면 누구나 하찮아 보이는 일보다 중요한 일을 맡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하는 일이 내가 생각하기에 중요도가 한참 떨어져 보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의욕도 하락하고, 이것을 왜 해야 하는지 이유도 잘 알지 못한다. 이런 생각이 반복되다 보면 '여기서 무얼하는 걸까'라며 생각하게 되고 결국 퇴사로 이어지거나 혹은 '받은 만큼 한다'라는 결론이 난다. 그러나 세상에 의미 없는 일은 없다. 하물며 회의에 필요한 자료를 복사하는 임무를 맡았다 하더라도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하는 것이며, 그것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중요한 역할이 될 수 있다.
TV를 보면 화면 속에 연예인이 정말 중요하고 대단해 보이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호흡을 맞춰 일하고 있다. 그들 모두가 저마다의 역할을 다하기 때문에 좋은 방송이 나온다. 반대로 그중에 한 역할이 빠지면 구멍 난 풍선처럼 쭈그러지듯 전체적 퀄리티도 떨어지게 된다.
당신들이 배치되고 업무를 맡으면 생각과 달리 하찮아 보이는 일을 맡을 것이다. 기업이 클수록 업무를 잘게 나누어 준다. 하찮아 보이는 일도 많다. 내 관찰에 의하면 초급 사원의 10%는 '나는 이런 일하러 온 게 아냐'라고 하며 때려치운다. 70~80%는 그저 순응하고 회사생활은 이런 거구나 생각하며 시키는 일만 적응하며 그저 시간을 보낸다. 보람은 퇴근 후에나 찾는다. 10%~20%만 그 하찮아 보이는 일도 다르게 한다. - <일의 격>
일에 경중이 있는 것은 맞지만, 그 일을 어떻게 대하느냐 또한 나의 마음에 달려있으며 그에 따라 한번 더 경중이 나뉜다. 해서, 내가 하는 일에 보다 높은 의미부여를 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복사, 청소가 하찮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지라도 어쩌면 그 일이 누군가에겐 정말 중요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보다 중요한 일, 무거운 일을 맡는 것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게 아니다. 그러나 주어진 일을 잘 해내겠다는 생각과 태도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결정할 수 없는 것에 전전긍긍하는 것보단 결정할 수 있는 것에 보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에 대해 매번 불만이 있던 사람은 새로운 일이 들어와도 그것을 기회라 생각하지 못하거나,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다. 반대로 매번 일을 잘 해내는 사람,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는 어느 순간 중요한 일을 맡게 되더라도 잘 해쳐나갈 수 있다. 그렇게 경험을 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경중을 따지는 것보다, 어떻게 더 의미 있게 일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자. 그것이 나의 격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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