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Dec 31. 2021

불편한 감정에 휘둘려선 안되는 이유

곧 이직하게 된다. 그래서 인수인계를 포함하여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마무리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 새로운 일이 계속 생기면서 일이 전혀 줄지않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 인수인계만으로도 빠듯할텐데 새로운 일 진행, 행정업무 등 다양한 일이 겹치고 양이 많아지면서 점점 불편한 감정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안좋은 쪽으로 생각하게 된다. 먼가 더 착취당하는 느낌이고, 더 많은 것을 하는 기분이다.


사실 일의 양으로만 보면 이전과 다르지 않은듯 하다. 그러나 중요한건 마음이었다. 곧 그만둘 사람에게 이렇게 많은 일을 주고나면 어떻게 하려는 건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불편함이 착취당한다는 기분으로 이어졌고 불편함이 가중되었다. 매일 관련해서 스트레스를 받다가 어느날 거울을 보며 문득 꺠달았다. 이전과 내가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우선 책임문제가 떠오른다.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 그만두는 것은 꽤 찝찝한 느낌이다. 그래서 인수인계라도 잘 써두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상황은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은듯 하다. 여전히 밀린 업무를 쳐내느라 바쁜데, 이전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한다'라는 이슈가 있었지만, 이번건들은 내가 있는 동안은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보니 답답함이 든다. 그런 생각이 자연스레 '왜 이런 처우를 받아야 하지?'라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불편함으로 번졌다.


마음이 변하니 회사에 대한 불만이 커져갔다. 겉으로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은 했지만 아마 어느정도 티는 났으리라. 그러다 어젯밤 퇴근길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달라진 건 없고 난 그저 내 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라는 그런 생각. 그렇게 생각하니 불편한 감정들이 걷어지고, 어떻게 좋은것을 남길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아쉬운건 내게 주어진 물리적인 시간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저들의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줄 순 없지만, 적어도 할 수 있는 범위 한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안될거 같은것은 미리 공유해서 알리기로 생각했다.


공유하는 것 역시 불편한 감정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유해야 상대방이 준비할 시간을 갖는다. 그것은 서로에 대한 예의다. 그리고 내가 할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 역시 서로에 대한 예의다. 여태껏 그렇게 믿어왔던 것을 위기때 제대로 써먹어야 진짜 학습하는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믿으니 흔들리는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다. 한해가 저물어 가는 날. 큰 것을 배웠다.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lemontia/636

https://brunch.co.kr/@lemontia/508


매거진의 이전글 같은것을 하더라도 대접받지 못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