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라고 한다. 그래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인 분석은 늘 중요하다. 그러나 막상 같은 일이 또 벌어진다. 지난 문제로부터 반성을 하지 못해 그런 걸까? 이전 실수를 잊어버려 다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할 것은 모든 상황이 반드시 같은 상황이 발생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무기를 개발하지 않아서 전쟁에 좋은 무기가 보급되지 않아 졌다'라는 이유는 너무나 담백한 결론이다. 그러나 이걸로는 충분하지 않다. 왜 무기를 개발하지 않았는지, 그들이 정말 몰라서 안 한 건지 할 여유가 없었던 것인지, 소수 발견된 게 있었지만 보급에 실패한 것인지 등 다양하게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의 심리도 살펴봐야 한다.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건지, 의사결정 과정에 어떤 문제는 없었는지 등 좀 더 다양하게 그것을 살펴야 이해가 가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기가 아는 만큼 사건을 해석한다. 여기서 관심을 갖고 더 깊게 파고들지 않으면 지레짐작으로 판단하고 넘어가 버린다. 즉 진짜 이유를 찾기보다는 내가 아는 지식을 바탕으로 해석한다는 의미다. 다이어트를 하겠다던 친구가 갑자기 다이어트를 안 한다면 그 친구의 사정을 모르는 상황에선 '끈기가 없네' 등의 말만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당사자에게 듣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때로는 스스로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에 사건을 짐작으로 해석하면 안된다.
시스템 사고 즉 2차적 전략을 가진 팀원들은 실패의 이면을 파고든다. 우리는 어쩌다 그런 의사결정에 이르렀나? 참여자들의 조합을 좀 더 다르게 꾸려야 하나, 아니면 참여 방식을 바꿔야 하나? 앞으로는 비슷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 기회 분석 방법을 바꿔야 하나? 지금의 동기부여 요소들이 우리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동기부여 요소들을 바꿔야 하나? 시스템 사고는 ‘결과의 질’뿐만 아니라 ‘의사결정의 질’을 용의주도하게 점검한다는 뜻이다. - <룬샷>
크게 보라는 말은 구조적으로 보라는 말과 같다. 거기에는 상황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심리, 이해관계 등도 모두 반영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을 다 고려하고 파악하기에는 너무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때문에 어느 정도 적당한 타협선을 두어야 하는데, 이때 얼마나 많은 자료를 가지고 파악하느냐가 중요하다 하겠다. 한두 개 정보로 파악하는 것만큼은 위험하다.
역사로부터 배우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역사는 단면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사건을 단순하게 이해하게 되고 제대로 응용하지 못해 실수를 번복하는 것이다. 역사로부터 배우려면 구조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조직, 그리고 개개인 역시 그렇다. 그러기 위해선 사건만 볼게 아니라 그 이유를 보고 왜 그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를 봐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반성하고 고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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