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으로 참여하면서 다소 당황한 면이 있는데, 회사를 고르는 기준에서 그 회사가 나를 성장시켜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간접질문이다. 예를들어 면접자가 어떤 파트를 맡게 될지부터 시작해 팀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사람은 얼마나 있고 사수가 있는지 여부 등 내가 그 회사에 가면 어떤 성장을 할 수 있을지를 묻는다. 개인적으로 이 질문은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소속될 조직은 어떤 구성인지, 내 일을 원할하게 해줄 수 있는지 등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들은 부차적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여기서 무엇을 이룰 것인가?'라는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 즉 나는 이미 충분히 자질이나 능력이 있고 그것을 발현하기 좋은곳인가를 확인하기 위해 환경을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전제가 확실한 사람은 자기의 책임을 묻는다. 어디까지 할 수 있고, 어떤 분야를 힘쓸 수 있으며 어떻게 해나가면 될지를 묻는다. 즉 이 회사에 입사하고 나면 무엇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는 장이 된다.
반대로 이런 목표없이 사수가 있나요? 팀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만 묻는 사람은 대부분 '나를 이끌어줄 사람이 여기 있나?'를 묻는경우가 많았다. 즉 멘토나 선생님을 찾는 것이었다. 이런식의 질문의 결론은 '나를 성장시켜 주세요'라는 말과 다름없다. 그러나 회사는 개인에게 성장을 강요할 의무도 없을 뿐더러 설령 강요한다고 하면 오히려 침해라고 생각해 반박할 수 있다. 그래서 면접때의 마음과 들어오고 나서의 마음이 달라진다.
회사는 나의 능력을 발현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돈을 받고 일하는 것도 있지만, 그로인해 나만의 경험치, 즉 경력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즉 회사는 증명을 위해 가는 곳이지 멘토를 찾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 이런 구분없이 회사에서 왜 안키워 주세요? 라고 묻는 것은 잘못된 질문이다. 회사는 이미 키워진 사람 혹은 성숙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곳이지 학교가 아니다.
어정쩡한 중간이 기계에 대체되는 세상에서는 조직 또한 완성된 사람들이 모이는 형태로 변화할 것입니다. 내가 누군가 재목을 키우는 게 아니라 이미 검증되고 완성된 사람들, 프로페셔널이 모인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마치 영화 〈어벤져스〉처럼 말이죠. - <그냥 하지 말라>
때문에 이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게 있을까? 라는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다. 이 회사에서 무엇을 이룰 수 있을까?를 물어야 한다. 그렇다면 신입은 기회조차 없다는 말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신입에게 기대하는 퍼포먼스와 경력자에게 기대하는 퍼포먼스는 엄연히 다르다. 그러나 그 둘에게 요구하는 형태는 똑같다. 그래서 지금 내 위치에서 뛰어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지 경력이 없어서, 신입이라서 안된다는 말은 맞지 않다.
성장욕구가 있다면 그것을 발현하기 위해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에 걸맞는 책임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런 책임을 줄 수 없는 회사라면 떠나는게 맞다. 그런 회사는 나를 성장시켜줄 수 없기 때문이다. 간혹 책임은 지지 않고 성장만을 원하는 사람을 보는데, 그런건 불가능하다. 책임이 있어야 그 일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는 것이다. 학습을 하면서 이게 내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학습하는 태도자체가 다르다. 회사에서의 노하우도 마찬가지다.
내 성장에 대한 책임자는 내가 되어야 한다. 그것을 외부에서부터 가져오면 로또당첨 수준의 확률에 기대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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