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도가 증가하는 사회일수록 요구되는 것이 있다. 바로 유효성이다. 그러나 그러나 여전히 회사에서는 효율성을 이야기한다. 왜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걸까? 개인적인 생각으론 직원의 성과를 판단하기 좋은 기준이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또한 적응성은 윗사람, 즉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의 몫인 것이지 직원들이 할게 아니라고 생각해서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런 걸 강조하는 회사일수록 시장에 둔감하고 움직임이 느리다. 그토록 효율성을 추구하는데도 말이다.
모든 것은 방향성이 있다. 그리고 방향성이 정해져야 속도를 내며 효율성을 극도로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런데 방향성 자체가 잘못되었다면 어떨까? 빅데이터 분야에는 이런 말이 있는데, '많은 데이터를 모은다고 중요한 게 아니다. 그것은 빅 쓰레기가 될 뿐이다'라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방향성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효율성만 끄집어내는 곳이라면 문제가 발생한다. 빅데이터가 빅 쓰레기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여기에 문제가 더해지는 경우,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온전히 책임을 진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성적표를 받으면 직원을 탓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방향성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과가 나올 리 만무하다. 그냥 열심히 한 흔적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성과를 측정하는 데는 성적이지 열심히, 효율성이란 말은 쏙 빠진다. 도리어 효율적으로 하지 못해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며 지적하기도 한다. 가장 최악의 경우다.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진다. 열심히 하면 할수록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 즉 의심이 들면 효율이 나지 않게 된다. 또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적표가 안 좋기 때문에 의욕이 날리 없다. 의미 없는 일을 하는 것만큼 힘 빠지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효율적인 시스템은 안정된 기반은 제공해 주었지만 승리를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 <팀 오브 팀스>
지금은 복합도가 높은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성과를 내는 방법은 효율성뿐만 아니라 유효한 일을 하는 것이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효율성은 주어진 일을 바르게 처리하는 것이며, 유효성은 성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위에서 머리를 굴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사람보다 현장에서 직접 피부로 느끼는 사람이 가장 상황 파악이 빠르다. 때문에 의사결정은 현장에 있는 사람에게 주고 지휘관은 목표를 잃지 않도록 전체를 보는 것이 좋다. 이것은 전쟁의 기본 원칙이며 매우 중요한 방침 중 하나다.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회의실에서 탁상공론만 내놓는 사람보다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뛰는 사람의 감각을 믿어야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효율성만을 강조하고 유효성, 적합성을 살펴보지 않는 것은 아무리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도 활용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때문에 이상한 결정을 하게 되고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이며 아랫사람들이 따라주지 못한다고 하소연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효율성이 밥 먹여주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효율성과 유효성이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 좋은 결과를 내도록 독려되어야 한다. 이것은 비단 회사의 일 뿐만은 아니다. 개인의 역량을 향상할 때도 꼭 필요한 요소들이다. 열심히만 하면 되는 시대는 끝났다. 때문에 기회가 곳곳에 널려있는 시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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