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Mar 30. 2022

선택과 고르기는 같지 않다

우리는 늘 선택하며 산다. 그리고 앞으로 죽을 때까지 선택을 할 것이다. 작게는 오늘 무얼 먹지? 같은 생각부터 해서 좋은 삶을 위해 어떤 계획을 선택하는 것처럼 인생은 수많은 선택으로 구성되고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선택에도 좋은 게 있고 나쁜 게 있다. 예를 들어 입사하길 원하는 여럿 회사에서 입사 제안을 받은 상태에서 회사를 고르는 것은 좋은 선택지다. 반대로 회사에서 팀 변경을 요청받았는데, 제안받은 곳이 본인이 모두 원하지 않는 곳임에도 가야 할 수밖에 없는 거라면 이건 좋은 선택지라 볼 수 없다.


후자는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 걸까? 대부분 상황에 의해 강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경우는 주로 나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일어난다. 소위 말해 힘이 없을 때라 볼 수 있다. 힘이나 능력이 없기 때문에 타인이 제시하는 요구사항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고르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대부분 자기가 가진 패 안에서 선택을 강요받는다. 누군가에게서 온 제안이 좋지 않은 선택지만 있다면 스스로의 평가나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걸 빨리 깨닫는 게 좋다. 이럴때 내 능력은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거나, 인정해줄 다른 곳을 찾는 게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것은 선택에 가깝다. 누군가가 제시한 그릇 안에서 선택(고르기)을 하는 게 아니라, 내게 필요한 것을 찾아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고르기와 선택은 다른 성격을 띤다.


선택은 적극적 행위다. 선택의 자유가 있으면 자신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 심지어 아무도 주목하지 못할 만한 기회들 가지도 가능해진다. 고르기는 수동적 행위다. 제공된 선택지에서 고를 때는 다른 누군가는 이미 선택다운 선택을 했는데 당신은 그저 제공받은 초콜릿 상자에서 초코 캔디 하나를 고르고 있는 샘이다. - <다크호스>


선택은 자율성을 갖는다. 그러나 고르기는 상황에 따라 자율성을 훼손당하기도 한다. 전쟁에서 약소국이 약소국인 이유는 자산에게 유리한 것이 있다 하더라도 한수 접고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대국이 제시한 것 중에 하나를 고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강대국은 설령 그런 선택지가 온다 하더라도 그 선택지를 거절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래서 선택과 고르기는 성격이 서로 다르다. 그리고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싶다면 선택지를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서도록 해야 한다. 처음에는 서로 비등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덧 대부분을 상대방에게 내어줄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돌아보자. 나는 선택하는 사람인가? 고르는 사람인가?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lemontia/705

https://brunch.co.kr/@lemontia/574


매거진의 이전글 일을 많이 하면 불행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