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사람을 꼰대라고 표현한다. '내가 이미 해봤는데 내 말이 옳아'라면서 상대방에게 자기의 생각과 방법을 강요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런 사람이 불편한 이유는 단순히 일을 강요하는 걸 넘어 더 효율적인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사실 상대방이 강요하는 방식이 더 좋은 방법이라면 그걸 듣는 사람도 그다지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전달하는 방식에 따라 나쁠수도 있지만). 그러나 엄연히 더 좋은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방법이 오로지 정답인 것 마냥 발언하면서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이 문제가 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판단기준이 단 하나인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망치만 든 사람은 세상 모든 게 못으로 보이는 것처럼, 자신의 경험만이 전부인양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좋은 기술과 방법들이 발견되기 마련이며, 이에 따른 보다 효율적인 방법들이 생긴다. 변하는 것을 무시하고 자신이 하는 방법이 무조건 좋다고 우기면 다른 것을 수용하지 못한다. 이미 정답이 있는데 오답을 보는 것이 무의미하고 시간낭비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꼰대는 학습이 늦거나 멈춰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걸까? 그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경험, 다양한 학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때 바둑 열풍이 불었을 때 바둑 고수들이 한결같이 하던 말이 바로 복기다. 두었던 바둑을 복기함으로써 스스로에게 계속 피드백을 주며 학습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정답을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은 복기를 하지 않는다. 이미 정답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필요한 것은 정답을 외우고 실천만 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현상이나 결과를 다양한 각도로 보지 않고 오로지 내가 생각한 관점으로만 본다. 그러다 보니 상황이 바뀌면 적응하지 못하고 고집만 늘어나는 것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거나 바라보는 판단기준이 하나의 정신적 모형이며, 이러한 정신적 모형을 많이 가질수록 우리는 문제를 더 잘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다. - <부의 인문학>
다양한 정신적 모형을 갖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다양한 책을 보고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 극복할 수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기도 하지만 실천이 어려운 이유는, 전제에 평소에 보지 않던 책을 본다거나, 만나보지 않은 사람을 만나보면서 다양성을 길러야 하기 때문이다. 자주 만났던 사람, 내게 익숙한 환경에만 놓여서는 새로운 생각을 갖기가 어렵다. 새로운 생각을 하기 위해선 새로운 환경에 놓여야 한다. 예전에는 오프라인으로밖에 안되었는데 지금은 온라인으로도 그게 가능해지면서 더욱 폭넓고 이색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경험은 생각을 바꾼다. 바뀐 생각은 이전에 했던 경험이나 학습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이런 일련의 작업들이 거쳐지면서 나의 정신적 모형이 많아지고 점점 다듬어진다. 그런 과정을 충분히 겪어야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공감능력이 올라가고 다양한 문제로부터 해결 능력이 보다 좋아진다.
꼰대의 여부는 기꺼이 다른 것에 관심을 기울일 용기가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단순히 모든것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꼰대스런 말투를 하지 않는다고 꼰대가 아닌게 아니다. 이미 머릿속부터 단하나의 방식으로 가득찰때 이미 꼰대가 되어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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