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으로 일을 잘하는 것에는 측정하는 방법이 명확하다. 기술을 사용하여 원하는 결과물을 내는데 얼마나 흡사한지만 보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흡사 기계가 하는 일과 닮았다. 빨래를 세탁기에 넣어 돌리면 깨끗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일 잘하는 걸 판별할 때에는 기술적인 면만 봐서는 의미가 없다. 무얼 하든 기계보다 잘할 순 없기 때문이다.
그럼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으로 고려될 것은 조직이나 회사에서 갖은 목표에 맞게 일을 제대로 진행시키는지 보는 것이다. 언뜻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여도 꽤 복잡한 것이 숨어있다. 조직 또는 인간관계, 리소스 활용 요소, 가진 스킬의 적절한 활용, 위기대응 등 다양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것들의 상당수는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방식이다. 때문에 적재적소 하게 잘 해내야 하는 기민함이 필요하며 이를 모두 종합하여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사람이 바로 일을 잘하는 사람의 특징이다.
기술을 잘 다루는 사람이 일을 잘 못하는 이유가 더러 있다. 이는 마치 학창 시절에 성적이 좋았지만 막상 직장에 들어가니 일을 잘 못하는 케이스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일을 잘하는 방법은 따로 있는 걸까? 다행히도 그런 방법은 있다.
일을 잘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교과서적인 정답만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이전에 내가 다녔던 회사에 새로운 상사가 왔었는데, 실무경험이나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교과서적인 정답만 늘여놓기 일쑤였다. 상황이 그게 맞지 않은데 누가 들어도 정답인 말만 앵무새처럼 하는 사람이 있다. 필요한 건 지금 상황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지 교과서적인 답을 듣고 싶은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경험이나 능력이 부족하니 보편적 정답만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럼 일을 잘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자기(혹은 팀)가 가진 자원과 능력을 파악하여 현재 가장 효율이 좋은 방법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보편적인 정답을 알고 있지만 현 상황이 이론과 어느 부분이 다른지를 파악하고,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 볼 수 있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정답을 상황에 끼워 맞추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최선의 답을 찾아가는 사람이다.
다이아몬드를 다듬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다이아몬드를 상상하지 않는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가장 잘 만들어낼 수 있는 다이아몬드를 본다. - <린치핀>
앵무새처럼 정답만 말하고 상황 개선은 전혀 못하는 사람보다 현실과 한계를 인정하고 상황에 맞게 최선을 찾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 최선이 정답에 한참 못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역량도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데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순 없는 노릇이다.
내 일하는 스타일은 전자인가 후자인가? 혹시 나는 앵무새처럼 정답만 이야기하며 오히려 진행을 방해하는 사람은 아니었나 반성해보자. 이 짧은 반성이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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