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공부를 잘해야 좋다고 한 말을 들으면 반감이 생겼다. 공부를 잘하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게 쉬운 것도 아니고 어떤 이익이 있는지도 잘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생님에게 칭찬받기 위해서 공부하는 건가 생각이 들 정도로 공부에 대한 유효성에 대해 의문이 들었고, 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말 몰랐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여실히 깨닫게 된다. 공부를 잘해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은 사회에 진출할 때 시작 포인트가 달랐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비해 적게는 연봉 1000만 원부터 몇 천만 원 까지 크게 벌어져 있었으며 기회 역시 달랐다. 잘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몰리는 것은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지만 당시에는 그것이 부조리하다고 느꼈다. 실제로 내가 그것을 해낼 충분한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 채 그런 상황, 기회의 불평등에 대해서만 불만을 내비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고 어리석은 생각이지만 말이다.
성인이 되어 사회에 부딪히다 보면 좋은 싫든 기회가 자주 왔다가 사라진다. 어떤 것은 문 앞에 왔다가도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들을 놓칠 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때 열심히 해 둘걸'이라는 후회다. 어릴 적 공부를 열심히 해두지 않았던 것에 대한 후회가 몰려온다. 경험을 해보면 이것이 왜 필요한지 안다. 그러나 어릴 적엔 경험이 부재하기 때문에 왜, 어디서 필요한 질 모른다. 경험이 없으니 공감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공부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것이다.
무엇을 먼저 할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공부는 내가 하고 싶어야 합니다. 하지만 경험을 쌓다 보면 내가 부족한 게 보이고, 그때는 다시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절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조리사 자격증이나 영양사 자격증이 음식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고 보지는 않지만, 내가 가고자 하는 목표를 위한 다음 단계를 뛰어넘을 때는 필요합니다. 이런 자격증은 운전면허증과 같습니다. 아무리 차를 운전하는 방법을 알아도 운전면허증 없이는 운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만약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말보다 사회의 다양한 것들을 마주치면서 공부의 필요성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면 어땠을까. 백종원의 말처럼 지금 상황에서 내게 부족한 게 무엇이고, 어떤 현실에 부딪히고 있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면 공부를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그것을 뛰어넘기 위해 모두가 쉬는 주말이나 휴일에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다.
후회하고 싶지 않기에 지금을 열심히 산다. 아마 지금 열심히 살지 않으면 나이가 더 들었을 때 '그때 열심히 할걸'이라는 후회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늦었다고 생각할 시간에 내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그에 따른 전력투구를 하기를 권장한다. 오늘 당장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는 공부에 때가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 바로 오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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