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똑같이 일하는 거 같은데 누군가는 인사고과를 잘 받는데 반해 누군가는 남들 비슷한 수준으로 받는 경우가 있다. 그런 대우를 받을 때마다 열심히 일해서 뭐 하나, 그냥 적당히 일하다가 다른 데로 이직하거나 다른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악덕 사업체를 만나는 게 아니라면 내가 일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거'나, '자기 주관이 들어간 일을 들이미는 경우'다. 주는 일만 열심히 해도 괜찮은 거 아니냐고 물어볼 수도 있지만, 돈을 지급하는 입장에서 그런 일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기대한 만큼의 일을 주고 그에 따른 보상으로 월급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자기 주관대로 일하느라 요청자가 원하는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사람 역시 문제다. 왜 이런 간극이 생기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퇴사할 때까지도 그 정도 수준으로 취급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달리해야 하는 걸까? 우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줘야 한다. 즉 상대방에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일을 먼저 하는 것이다. 일을 의뢰한다는 것, 또는 상사가 일을 지시하는 것에는 종종 문제점 정의가 애매모호한 경우도 있다. 요청하는 입장에서도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파악하고 요청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이 이번 요청으로 인해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해서 처리 완료하는 게 중요하다.
여기서 가장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상대방의 의견이나 생각이 틀렸음을 가정하고 요청한 것도 제대로 해오지 않으면서 자기의 생각이 나 의견이 들어간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다. 자기가 하는 게 더 나을 거라는 착각, 자기가 하는 게 더 좋을 거라는 착각으로 요청 결과물을 왜곡해서 가져온다. 이런 경우 십중팔구 안 좋은 피드백을 받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왜 이일을 시켰는지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요청 온 것을 충분히 해낸 다음, 내 생각이나 의견이 들어간 결과물을 제시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요청하는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입장과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노력 없이 요청 온 내용만 보고 자기 마음대로 일하는 것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화장실 하수구가 막혀서 사람을 불렀는데, 하수구를 뚫기 전에 구조가 잘못되었다고 타일부터 고쳐야 한다고 하는 꼴이다. 하수구를 뚫고 나서 다른 제안을 해야 먹힌다.
나는 제대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방은 전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이 간극을 줄이는 사람이 결국 하는일에 대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과가 먹고 싶어 가게에 가 사과를 주문하는데 자꾸 포도를 내어주면 '제가 사과가 먹고 싶었지만 포도를 주어서 감사합니다'라며 돈을 지불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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