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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안전지대는 어딘가요?

by Lena Cho

얼마 전에 '나 혼자 산다'란 MBC 예능

프로그램에서 전현무 씨가 캠핑을 위한 짐을

싸면서 온도계와 나침반등을 챙기는 장면이

전파를 탄 적이 있었다, 여러 캠핑 장비를 거실

가득 펼쳐 놓고, 짐을 싸는데 나침반까지 챙기는

걸 보면서 그때는 그냥 과한 설정이다란

생각으로 웃고 넘겼는데 그러면서 그 뒤에

전현무 씨가 하는 인터뷰를 보면서 저게 과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내용 인즉, 인간은 두뇌만 똑똑하지

나약한 존재다, '사자, 호랑이처럼 튼튼한 발톱과

강한 이빨없다'란 말을 하면서 '사람은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란 인터뷰 내용이었다.


사실 요즘 같은 세상에 더욱 그 말에 공감이 된다,

이번 여름 태풍과 폭우로 강남 비싼 땅에 물이

차오르고, 지금 나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차를

버리고 탈출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물속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사람들, 그 외 여러 가지

재난들을 보면서 참 인간이란 게 나약한

동물이란 그동안은 머릿속으로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던 게 작금의 일련의 사건,

사고들을 보면서 사람이 참 나약한 존재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나의 안전지대'란

어디일까란 의문이 들게 되었다.


지금은 혼자 사는 내 한 몸 누일 나의 작은 집이

가장 편한 곳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면에선

가장 위험한 곳이기도 하겠다란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한다, 혼자 살기에 내가 이곳에서

위험에라도 처한다면 나말고는 그 상황에 대처할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고, 그 집이란 갇힌

공간에서 그 위험의 무게는 온전히 내가

감당해야 할 두려움과 공포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가끔 집에 혼자 있을 때, 집에 화재가

나면 어쩔까?, 낯선 이 가 침입이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주방 오븐도 한 번 더

확인하고, 잠들기 전에 문 단속을 몇 번씩

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매일 10시간씩 직장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회사가 심적으로 나의 안전지대는

분명히 아닌 거 같고 아니 분명 아니고,

그렇다면 내가 다소 편안함을 느끼고, 안정감이 드는 곳은 이 세상 어디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이 건 큰맘먹고 혼자서 나온 인천 어디쯤에 있는 까페

지금 떠오르는 곳은 복작복작한 카페가

편안함을 느끼는 곳 중의 하나이다.

가끔 주말에 일부러 밖에 나가기 위해 잘 읽지도

않는 종이책과 태블릿을 가방에 넣고 카페

나들이를 할 때가 있는데 너무 소란스럽게

떠드는 손님은 싫지만 주말에 삼삼오오 나와

카페에서 나누는 남의 이야기 소리가 크게

거슬리지 않고 오히려 안정감을 느끼게 할 때도

있는 거 같다, 이것이 백색 잡음의 효과가? 란

생각도 든다.


올해가 가기 전에 사방을 둘러보아도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는 그런 따뜻한 곳을 좀 더

탐색해봐야겠다, 물론 정답은 이미 내 마음속에

있겠지만 말이다.


-대문사진은 나 혼자 산다 방송 중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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