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만 해서 좋은 집~

9평짜리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by Lena Cho

예전에 올해 5월이면 지금 사는 집에 이사온지

딱 일 년이라며 쓴 글이 있는데, 그 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써보려고 한다.


우리 집은 실평수 9평에 대지지분 5.3 m2의

신축빌라이다, 작년 3월에 구매했고 5월 중순에

이곳으로 왔다.


서울특별시 하늘 아래에 내 집이란... 강남에

아파트는 아니지만, 거기다 고급빌라가

아니어도, 나의 로망인 옷방, 서재, 침실을 각각

방별로 서로 나눌 방도 지만, 매년 집주인과

기싸움하며 전세나 월세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기간별로 이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작은집을 구매하게 된 큰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자가'라 해서 다 좋은 건 아닐 수도 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지금처럼 집값이,

전셋값이 미친 듯이 널뛰기를 하는 이 시점에

이 작은 집이라도 있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가끔 부동산 기사를 볼 때마다 등골이 서늘할(?)

정도이다. 2~30대 사람들이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패닉 바잉을 한다, 전세가 씨가 말랐다,

매매 최고가 경신 등의 기사는 정말 요즘 나 같은

사람에겐 말 그대로 공포이다.


그래서 더욱 이 작은 집에 감사할 따름이다,

거기다 이 집엔 내가 좋아하는 작지만 테라스도

있지 않은가~

이 집은 혼자 사는 것에 최적화된 집이다,

작은 거실에 미니미 주방이 딸려 있고

화장실에다가 작은 미니 방 하나에 그보다 좀 큰

방이 딸린 방 2개, 화장실 1개의 집이다.


작은 방은 옷장 하나 두고, 책장 하나 뒀더니

옷만 간신히 갈아입을 수 있는 정도이고 그보다

큰방에도 침대 하나에 작은 서랍장 하나, 화장대

하나 두니 꽉 차서 나의 로망 서재는 거실에서

이루기로 했다...


이렇게 각자 역할에 맞는 공간을 나눠 갖게

되면서 나름 나의 로망도 이룰 수 있게 되어

혼자인 내가 살기엔 큰 불편함 없이 1인 생활에

최적화된 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거기다 집이 작아서 냉, 난방비도 아낄 수 있고,

청소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빨리 끝낼 수

있으니 그것도 나에겐 커다란 장점이다.


그리고 집에 있게 되면 거의 침대나 소파에

누워만 있으니 사실 그리 큰 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무엇보다 나처럼 직장인의 비애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잠잘 때 말고는 집에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그리 많지가 않다, 그러니 집에 그리

욕심을 내지 않아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연예인들이 많이 산다는 청담동 고급빌라에

산다면 나의 행복지수가 지금보다 얼마나 더

올라갈지 모르겠지만 거기에 드는 세금에,

관리비를 생각한다면 크게 행복하지 않을 거

같은 것은 그냥 지금 나의 불안증세가 갑자기

높아서 그런 걸로 하자;..


지금 사는 이 빌라는 각 층에 두 세대가 있고,

우리 집은 6층 건물에 6층 집이어서 주택이지만,

어느 정도 시야도 트여 멀지만 작게 산도 보이고

탁 트인 하늘도 볼 수 있다, 거기다 안방에는

창이 두 면으로 나있어 두 개의 창문을 열어

놓으면 환기는 물론 이거니와 맞바람도 시원하다.

방에서도 식물을 늘 보고 싶어서 ~

보통 아파트에선 방에 창문이 양 방향으로 나기

힘든데 이것도 이 집의 장점이긴 하지만 주택가다

보니, 시끄러운 게 단점이기도 하다, 집 근거리에

불광천이 있고 그 옆엔 큰 자동차 도로가 있어

밤이면 각종 모터의 자동차 소리, 엠뷸런스,

소방차 소리와 함께 해야 하고, 그래서 몸이 좋지

않은 날이면 덥지만 일부러 창문을 닫아 놓을

때도 있긴 하다.


그렇지만 봄에는 근처에서 예쁜 벚꽃도 볼 수

있고, 집에서 멀리 보이는 산에서 나름 계절의

변화도 느낄 수 있, 그리고 봄과 가을처럼 좀

시원한 계절엔 테라스에 앉아 멍 때리면서

커피도 마시고 퇴근하고 맥주 한 잔 마셔도 고,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바람도 쐬면서 책도

읽을 수 있는 것도 좋다.

어떤 사람은 그런 작은 집에 살면서 뭐가 그리

좋으냐 할 수 있겠지만 오롯이 내 힘으로 갖게

된 이 집이 나에겐 큰 위안이고 혼자인 나에게

안식처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중에 부동산 거품이 빠진다 해도, 난

이 집에서 오래 살 생각이니 크게 패닉도 없을

거 같아 그냥 사는 동안 맘 편히 살 수 있을 거

같다.


회사는 종각에 있어 집에서 차로 편도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재택근무가

늘어나 그런지 4~50분 정도로 시간이

단축되었다.

가끔 주말에도 출근할 일이 있는데 출근할 때

2~30분 걸리는 길을 매번 두 배 이상으로

쓰면서 다녔던 것이다.


이 집도 직장 때문에 일부러 여기로 이사 온 건데,

여기서 직장까지 가는 길이 너무 밀려서 처음엔

왜 여기로 이사 왔을까 하는 현타가 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작은 이 집에서 작은 내가 살기에

안성맞춤인 거 같다.


그리고 이사를 오기 전엔 퇴근하고 매일

불광천길을 1시간씩 걷겠다는 다짐도 있었지만,

그 건 이사오자마자 다짐으로 끝났고 가끔 기분

내킬 때 한 번씩 걷다 오는 걸로 대신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이 크던, 작던 자가

소유자는 아니 겠지만 집을 너무 부의 가치로만

여겨 투자 목적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좋은

동네에 대단지 아파트가 아니어도 거주

목적으로만 생각한다면 좀 더 편히 집에 대해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부의 가치도 폭등할 기회도 없겠지만,

집은 그냥 맘 편히 살 수 있는 내가 사는 거주

목적으로만 생각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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