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스 있는 집으로 이사했어요 ~

Feat. MAY 12,20'

by Lena Cho

며칠 전 지난 5월 12일이 이사한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다. 서울 목동에서 살다가 혼자

독립을 하면서 등촌동 6평짜리 오피스텔에서

첫 번째 터전을 마련해 살았었고, 신정동과

지금은 잘 들어본 적도 없고, 거의 와본 적도

없는 은평구 응암동으로 작년 이맘때 이사를

오게 된 것이다.


서울 집값이 워낙 올라 이제 동네별로 거의

비슷해졌는지 모르겠지만, 목동에서 워낙

오래 살았고, 주변에 가족들이 다 살았기에

독립을 하면서부턴 계속 목동 근처로,

좀 싸면서 목동과는 가까운 동네인 등촌동,

신정동으로 이사를 다니다가 직장인 종각까지

출, 퇴근 길이 너무 밀려서 큰 맘먹고 이곳으로

이사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등촌동의 첫 번째 나의 독립 하우스는 실평수

9평짜리 신축 원룸 오피스텔이었고 거기에서

거의 6년 정도 살았다.


위치가 정말 좋아서 한 번 보고 바로 계약을

했던 거 같다, 무엇보다 머지않아 집 앞으로

9호선이 생길 거라는 말도 나의 계약에 영향을

주긴 했지만 집값 상승 이런 거 보단, 그때 내가

부동산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던 터라 그냥

집 앞에 역이 생기면 여러모로 편할 거 같아

계약을 하게 된 것이다.


그땐 집이 재테크 수단이 되는지도 모르고,

그냥 진짜 내 집에서 이사 다니는 거 없이

편안히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만 갑자기

매입을 결정하게 됐다.


이때가 직장 생활 한지 거의 1~2년 됐을

때였고, 가진 것도 없을 때여서 대출을

한껏 받아 그 집을 매입했다. 마침 그때 그

분양사무소에서도 그 집을 빨리 매매해야

한다면서 원래 집값보다 몇 백 싸게 내놓은

상태였고, 또 그때는 집값에 거의 80%

이상도 대출이 가능했던 때여서 그렇게

첫 번째 진짜 나의 집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몇 발자국 가지 않아 근처에

오빠네가 사셨고, 햇볕이 잘 드는 평지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위험하지도 않고 눈이나, 비가 와도

다니는데 걱정이 없어 보였으며, 또 근처에 역과

이마트가 있어서 가성비로는 내 기준에서 첫

내 집이 되기에 매우 괜찮은 집이었다.


그런데 살다 보니 집이 너무 좁아 특히, 이때가

나의 물욕이 정점을 찍을 때여서 점점 늘어나는

짐을 감당하기 어려워 산 집값에 2천만 원

정도를 남기고 매매를 한 뒤 사는 곳과 멀지

않은 LH 아파트 전세 1억 2천만 원을 내고

이사를 가게 됐다.


그 후로 그 오피스텔 값이 많이 올랐다는 얘기를

우연찮게 전해 들었다.ㅜㅜ


아무튼 이때 9호선이 개통이 되었고, 또 주변

마곡지역이 제2의 강남을 만들겠다며,

한창 개발을 하고 있을 때라 부동산에서

이사하는 아파트를 매입하라고 했었다.


매입가는 전세 가격에서 몇 천만 원 더 주면

되었고, 내가 좋아하는 평길에 역시 9호선

지하철 역이 도보로 가능한 곳이었다.


그렇지만 첫 하우스가 신축 오피스텔인 반면에

이 아파트는 지은 지 수십 년이 된 곳이라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가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심지어 같이 집을 보러 다녔던 친언니도 사라고

권유했지만, 내 머릿속에 이 집은 그냥 잠시

살다가 나올 생각밖엔 없었는데, 이사한 지 딱

2년이 되자 집주인은 집값이 많이 올랐다면서

전세금 5천만 원을 더 올려달라고 했고, 진짜

그 집은 처음 내가 이사 올 때 부동산에서

들었던 매입가에 2.5 배가 되어 있었다.

지금은 뭐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만 말이다..;


어쨌든 직장 생활하면서 나한테는 2년 동안

5천만 원을 모은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에

쓰린 마음과 눈물을 머금고, 살던 동네 근처를

이곳저곳 찾아서, 이때 집을 한 열 군데는

넘게 보러 다녔던 거 같다.


아무튼 나의 고향이다 싶은 목동, 등촌동에선

끝없이 오르는 부동산 가격으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되어(?), 그동안의 바운더리와도 좀

가깝고, 여러 조건을 생각해서 신정동 역시

나에겐 좀 낯선 동네였지만 가성비 대비

지하철역 도보 30초 거리인 울트라 초초

역세권인 신축 빌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하지만 역이 너무 가까운 것도 단점이 되는 게

역주변이고 도로 옆이다 보니 좀 시끄러웠고,

햇살은 잘 들었지만 대부분 주택가가 밀집되어

있어 창문을 열면 벽밖엔 보이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벽뷰였다.;;


어쨌든 그곳에서 나는 3년을 살았었고, 지금은

정말 아는 이 한 명 없고 나의 바운더리와는

멀리(?) 떨어진 이쪽 응암동 주민이 되었다.


그러면서 그동안도 혼자 살았지만 완전한

독립이 되는 느낌이었고 그 생각에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차를 갖고 다녀야만 하는 나에게

신정동에서 종각으로까지의 출, 퇴근길은 너무

험난 했기에 결국 이사를 오게 된 것이다.


신정동에서 회사까지 실제 거리는 약

18km였지만, 가는데 길이 대략 노답이다.

오목교에서부터 도착할 때까지 길이

주차장이다. 그렇지만 퇴근길은 더 노답이었다,

마포대교, 서강대교, 성산대교, 양화대교 어느

쪽으로 다 가봐도 교통상황은 거의 비슷하게 꽉

막혀 퇴근길은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렇게 나는 출, 퇴근 시 길에 쏟는 내 에너지와,

시간이 아까워 가족들과 멀리(?) 떨어진

이곳으로까지 오는 큰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처음엔 이왕 멀리 이사 가는 거 마포나, 부암동

상수, 연남, 망원 이쪽으로 이사를 가고

싶었지만, 여긴 벽보에 신축도 아닌데도 집값이

너무 비쌌다.


또 이때가 집값이 한창 오르는 시기기도 했고,

정부의 규제로 서울에선 대출받기도 어려운

때라 처음 물망에 올렸던 동네들은 일찍이

마음을 접어야만 했다.


그러고 나서 여러 앱을 뒤져 그나마 그때

저렴(?)했던 이쪽으로 집을 6~7 데를 보고

나서 지금 이 집을 바로 계약을 하게 되었다.


이사를 다닐 때마다 늘 주변에서 들었던

얘기는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아파트를 사야

된다는 얘기를 엄청 들었었는데, 나는 그럴

때마다 이전에 가슴 아픈 경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축빌라로 다시 또 이사를 하게

된 거다. 왠지 내가 사면 집값이 떨어질 거 같은

불안감과, 혼자 사는 나한텐 아파트에서 사는 게

불편한 느낌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때라도 아파트를 샀어야만 했다.


그래서 이사 후 얼마간은 지인들의 아파트가

얼마 올랐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내 속마음은

'아~그만 듣고 싶다'였을 정도로 처음에 빌라로

이사하게 된 후로, 몇 번의 기회를 놓친 나 자신을

탓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부동산 가격이 이제

내가 범접할 수 없는 가격까지 오르니 맘을 놓게

되고, 그러니 마음도 좀 편해지는 거 같다는...

위로를 애써 하면서 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단독주택을 살 형편은

못되지만 가능한 좀 조용하게 살고 싶었고,

내가 집 밖으로 나갈 때나 들어올 때, 되도록이면

엘리베이터에서 아무도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내가 가끔 방문하는 대부분의

아파트가 고층이다 보니, 엘리베이터를 거의

혼자서 타고 내린 적이 없는 거 같다, 엘리베이터

앞에서의 낯선이 와의 기다림은 나에겐 가능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또 층별로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기다림, 그게 출근할 때라면

뭐... 이런 이유들로 아파트를 꺼렸는지도

모르겠다.


반면에 아파트의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아무튼 지금에 와서 이런 얘기를 한

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사람마다 집에 대한

기준과 애착이 다 다를 테지만, 내가 집을 보는

기준은 조용하고 길이 좀 평지면서 안전해야

했고, 또 역이 가까워야 했다.


나야 차로 출, 퇴근해서 역과의 거리는

상관없었지만 우리 집에 오는 사람들이 좀 더

편하게 방문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역이 도보

가능한 거리어야 했고, 특히 차를 갖고 있는

나에겐 주차장이 꼭 필요했으며 이번엔

한강뷰는 아니지만, 좀 집에서 보는 뷰가 탁 트인

곳이면서, 쉬는 날 도보로 산책도 가능한 곳을

찾았는데, 마침 지금 사는 곳이 위에 내가 말한

조건들을 두루 가지고 있으면서도 앞에 크진

않지만 작게 테라스까지 있어 보자마자 바로

계약을 하게 되었다.


또 이때가 TV에 혼자 사는 연예인 집들이

나올 때마다 테라스를 갖고 있던 집이 많이

나오는 걸 보면서 볼 때마다 '나도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란 로망이 내 마음속에 한 껏 물

올랐을 때라 집의 크기나, 위치는 그들과 비교도

안 되겠지만, 아무튼 나는 이 집에 테라스를

보자마자 바로 계약을 해야겠단 생각이 드는데

테라스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했었던 건

확실하다.


무엇보다 또 집과 가까운 역에 노선이 하나 더

추가된다는 것이 또 나의 계약에 방점을 찍게

해주었다.

나는 엄청 심한 중증의 결정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또 이럴 땐 결정을 이렇게 빨리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빠르게 하는 편이다, 내가

생각해도 신기한 나의 한 부분이다.


어쨌든 나는 이 동네를 안 살아봐서 몰랐는데,

이곳에서 살다 보니 북한산 둘레길이나, 서오릉

같은 곳이 6~7km밖에 안돼서 주말에 가끔

운동삼아 가기에도 좋았다, 그래서 가끔 집에

사람들이 놀러 오면 응암동 한옥마을이나 북한산

둘레길도 가기도 하고, 물론 집 앞에도 산책로

불광천이 있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 집에서 나는 가끔 비 내리는

테라스에서 마시는 커피와 음악이 맛있고, 앞에

보이는 나의 반려식물들도 한껏 싱싱해지는 거

같아 기분이 좋다.


이런 이유들을 따지면 나의 자산으론 이 동네가

그나마 직장과의 거리도 이전에 비해 반으로

줄었고, 이것저것 다 떠나서 그냥 가장

최선이었던 걸로 마음 편히 생각하면서 즐겁게

살기로 하자~!!


기분이 좋으면 그만이지, 집의 평수, 가격이

무슨 상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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