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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진동이 울린다. 두 번 올리는 것 보니, 아버지 아니면 스팸 문자일 것이다.
두 번 울리면 문자 혹은 남편과 사용하는 메신저이다. 그리고 문자는 아버지와의 대화 메신저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문자 보단 스마트폰 앱 메신저를 사용하기에 , 대부분의 경우 메시지 알람은 스팸 메시지이다.
한번 울리면 그냥 앱 혹은 한국인 대다수가 이용하는 메신저이다.
그렇게 매우 신비한 꿈에서 깬다. 그다지 좋은 꿈은 아니었지만, 심장이 쿵쾅되는 걸 보니 매우 현실적인 감각을 가진 꿈이었다.
꿈의 결말을 보지 못하고 잠에서 깨는 것만큼 아쉬운 것도 없다.
이렇게까지 생생한 꿈을 꿔본 것이 손에 꼽힌다.
평소에 꿈을 많이 꾸는 편이라, 어릴 적엔 그 꿈을 기반으로 그림을 그린적도 많았다.
꿈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대학교 때부터 예술과 심리학 같은 수업과 정신분석학 책과 논문도 제법 찾아 듣고 읽었다.
그래도 여전히 꿈에 대해서 완벽한 해설은 없는 듯하다. 꿈은 정복되지 못한 부분이라 더 신비롭다.
산보다는 바다, 불보단 물을 좋아하기에 깊은 심연의 이미지와 투명한 물의 색에 매료된다.
멀리서 바라보면 너무나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 물이 가득 찬 곳에 다양한 색의 식물들이 펼쳐 있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그런 신비하면서도 슬픈 느낌에 매료되어 한참 동안 그 물을 응시한다.
어느 순간 그 강을 건너고 싶은 욕구가 솟구치면서도 들여다볼수록 깊어 보이는 물의 무게에 잔뜩 겁먹는다.
내면에서는 꼭 이 강을 건너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나의 본능은 두려움에 떨다 그렇게 진동소리와 함께 잠에서 깼다.
왠지, 오늘 택배와 관련된 문자인 것 같아 감았던 눈을 힘들게 뜨고 휴대폰을 확인했다.
역시나, 오늘 택배가 도착한다는 메시지를 받고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인생인지, 물건을 기다리고 그 물건을 쌓아가는 재미 외에는 잠시나마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 없는 것일까. 이런 감정을 느낀 지 꽤나 오래되었다. 더 이상 무언가에 가슴 뛰지 않기 시작한 지 아주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나 이런 상태가 지속되었다.
며칠 전에 온라인 빈티지 샵에서 은 팔찌 하나를 구매했다.
여름이 다가와서 인지, 몇 달 전부터 은팔찌와 반지가 너무 갖고 싶었다.
최근에 이사 온 동네에 은 공방 및 은으로 만든 제품들을 파는 아기자기한 가게가 많아서 종종 구경을 가고는 했지만, 아쉽게도 가격이 생각보다 높았다. 살까 말까 몇 번을 망설이던 중 빈티지 가게에서 절반 가격으로 판매하는 팔찌를 운 좋게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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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의 비가 내린다.
장마철이 시작한다더니, 무섭게 쏟아진다.
오후에 도착한 택배를 설레는 마음으로 뜯었다. 그 속에 이번에 구매한 은팔찌와 은반지가 포장되어 있었다.
빈티지 제품을 구매하다 보면, 이 제품이 어디에서 온 건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이전의 주인은 어떤 사람이었으며, 어떤 경로와 이유로 이 제품이 내 손에 들어오게 됐을까 와 같은 자연스러운 관심이 생긴다.
그렇게 이번 주얼리는 어떻게 내 손에 들어온 것일까. 신기하게도 제품의 브랜드명 각인인 줄 알았던 문자가 어떤 일본인의 이름이었다. 처음에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이름인가 싶어 검색창에 검색해보니 나이 지긋하신 일본 유명 야구 선수의 정보가 검색되었다.
당황스러웠다.
심지어 그 야구선수는 몇 년 전 돌아가셨다.
약간은 찜찜했다.
야구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10대 때 야구에 꽤나 빠졌었다.
기회가 된다면 일본에서 야구를 직관하고 싶기도 하다. 야구만큼 스릴 넘치는 운동도 없는 듯하다.
인생은 9회 말 투아웃이라는 말도 매력적이다. 말 그대로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기에 마지막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이다.
하지만 전혀 모르는 어떠한 그것도 다른 나라의 이미 세상을 떠난 누군가의 이름을 팔찌에 새기고 다닌다는 것이 약간이 불편하게 다가오면서도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이런 걸 확인할 생각도 못하고 구매한 나 자신이 약간은 바보같이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이게 빈티지 제품의 매력인가 싶기도 하다.
To be contiu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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