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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나팍 Jul 23. 2022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아이는 부모가 바라는 모습대로 자란다고 한다. 아이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사람으로 커가길 바라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이런 생각은 무의식에 자리 잡고 양육을 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반영되는 게 아닐까 싶다.


나는 내 아이가 이렇게 자라길 바란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의 순리처럼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사는 사람



내가 이렇게 살아온 것은 아니다.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살았다. 자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알아채고 산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점점 어른이 되어감에 따라 '자연'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대하고 감사한 것인지 점차 깨닫게 되었다. 생태계가 유지되는 자연의 순리와 위대한 생명력을 가진 자연의 모습은 우리 삶에 적용할 게 많다.


캠핑이 유행인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캠핑과 자연은 빼놓을 수 없다. 들로 산으로 여행 다니며 힐링이 되는 것은 자연에게서 받는 축복이자 선물이다. 편리한 도시생활에 익숙하면서도 탁 트인 자연에서 초록빛 싱그러운 풍경을 바라보고 산새 소리가 들리는 숲길을 산책하노라면 행복이 멀리 있지 않음을 느낀다.


사회생활을 겪고 책을 읽을수록 '자연스럽게' 사는 것의 중요성과 혜안을 배우게 된다. 제철음식을 먹고,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자는 것 등 인체의 몸은 자연의 흐름에 맞춰 살 때 가장 건강한 신체가 유지되도록 되어 있다. 인간관계도 뾰족한 가시 같은 사람이 아닌 유하고 부드러운 관계가 좋다. 연처럼 겸손함과 배려를 가지고 더불어 살아가는 게 좋다. 남을 돕는 마음을 가지면 결국 나의 복으로 돌아온다.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매일의 감사함을 알아차리면 좋겠다. 경쟁사회 속에서 나무처럼 우뚝 설 수 있는 뚝심과 내적 평안함을 가지면 좋겠다. 


자연처럼 늘 평온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자연처럼 강인함과 생명력을 가지고, 사회를 이롭게 하는 사람으로 자라났으면 한다.





내 마음이 아이에게 전해진 걸까? 어린이집에서 물총놀이를 한 날, 선생님에게 문자가 다.



오늘 물총놀이를 하는데
나무에 물을 주더군요~^^



이 한 문장을 들었을 때 나의 심경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 마음이 갸륵하고 찌나 예뻐 보이던지.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동이다.


물총놀이는 달리 말하면 물총 싸움이다. 물총은 친구들과 서로 쏘아대며 상대방을 맞추는 놀이다. 물총 멀리 쏘기 경쟁도 할 수 있다. 상대에게 더 많은 물을 뿌리는 일, 일종의 서로 공격하는 게임이다. 나는 이 게임에 굉장히 익숙하다. 왜냐하면 경쟁구조의 사회 속에서 30년 이상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부터 순위로 나열되고,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되는 사회, 살아남지 않으면 도태되는 구조, 잠시 쉬어갈 틈 없이 모두가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 쫓기듯 걸음을 옮기는 언제나 바쁜 직장인의 출근길, 타인을 의식하는 사람들, 행복도 남보다 행복하길 바라는 심리, 열심히가 아닌 잘하라는 직장상사의 조언, 타인을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행동, 물총을 남에게 겨냥하는 행위. 이 모든 것에 익숙하다.


그러나 내 아이가 신나게 쏘아대던 물총의 방향을 사람이 아닌 자연에게로 돌렸다. 푸릇하고 울창한 나무들 앞에 서서 앙증맞은 손으로 '졸졸졸' 작은 물줄기를 뿌려준다. 나뭇잎이 더위에 목마를까 걱정하며 목을 축이라고 물을 건넨다. 공격이 멈춘 자리에서 사랑이 솟아난다.



내 아이의 작은 행동이, 작은 마음이 자연의 변화를,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엄마는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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