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연재북을 만들었다.

by 글굽는 계란빵

연재북이 30화까지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어라? 이러면 안 되는데.


30화로 택도 없는 소설은 어쩔 수 없이 두 번째 연재북으로 넘어갔다.


30화를 넘기니 드는 생각이 있었다.


'두 주인공은 왜 사랑해야 하지?'


왜라는 물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사랑이야기니까 사랑을 해야지.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중반쯤 달리다 포기했다.


도저히 연재를 이어갈 수 없었다.


왜?라는 물음에서 이야기는 무너졌다.


쓰러지는 도미노를 막으려다 더 큰 쓰나미를 만났다.


마음속에서 그 생각이 몰아치자 걷잡을 수 없었다.


작가가 이야기를 포기하다니.


소설 속 주인공들에게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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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엄마가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해 느끼는 죄책감이 느껴졌다.


처음 느껴본 감정. 며칠 동안 마음이 아팠다.


그러고 다짐했다.


이 아이들을 다시 구원해야겠다고.


다시 이야기를 만들어 살아 숨 쉬게 하겠다고 말이다.


나는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고 네이버웹소설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번에야 말로 본게임이다.


치열한 웹소설 세계 속으로 뛰어들었다.



/



나에게 두 번째 연재북은 큰 의미가 있다.


포기하는 지점에서 머무르지 않고 다시 시작하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브런치라는 공간이 고맙고 소중하다.


이곳이 아니었다면 소설을 쓸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돌아보면, 글을 쓸 수 있는 이유는 브런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



나에게 소설은 무엇일까?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일.

나의 삶을 지탱해 주는 힘.

내가 살아있음을 알게 해주는 원동력.


이야기를 짓는다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결코 한 번에 이뤄지지 않는다.


한편을 써두고도 다른 이야기가 생각나 갉아 엎기도 한다.


글은 정직하다.


공을 들인 만큼 좋아진다.


그래서 글 짓는 이는 부지런히 글밭을 가꿔야 한다.


이야기 속에 캐릭터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말이다.


그 목표를 따라가는 독자를 위해서.


나는 웹소설 작가다.


그렇게 생각하며 써야 한다.



/



아주 작은 욕심이 있다면, 나의 주인공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가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도 소설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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