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8시간의 5주 수업이 끝나고 학원과 가까운 주간보호센터에 배정되어 실습을 하게 되었다.
보통 재가센터를 선호하는데 유일하게 학원에서 주간보호센터로 배정된 5명 중 하나가 된 나였다.
언제나 소수에 끼게 되는 건 운명이었던가.. 아무튼 별생각 없이 갔던 주간보호센터는 생각보다 힘든 곳이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요양원/요양병원은 아프신 곳이 특별히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고 재가센터는 집에서 요양보호사가 방문해 3시간을 돌봐드리는 것이니 특별히 거동이 힘들다 더 나 아프신 경우보다는 대부분 거동은 가능하나 혼자서 청소나 빨래, 식사 등이 힘드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럼 요즘 길에 하나씩 보이는 주간보호센터는 어떤 곳일까?
일명 노인 유치원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아침 9~오후 4~5시까지 운영하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간식과 식사가 제공되고 마사지도 받을 수 있는 편의 시설이 있으며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라 일하는 공간은 쾌적했다.
총 2분의 요양보호사님과 간호조무사, 사회복지사가 근무했는데 50~60대 연령의 요양보호사님들이 친절하고 살갑게 어르신들을 대하고 있었다. 다른 곳에 비해 소규모였던 곳이라 어르신들의 인원은 8명~10명 사이로 매일 오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격주로 오시는 분들도 계셨다. 오전/오후로 나눠서 실습을 했는데
첫날은 보고 배우는 정도였기에 힘든 일은 별로 없었지만 처음 뵙는 어르신들께 살갑게 다가가는 일이 나는 꽤 어려웠다. 낯가림하는 사람은 이 일은 못하겠구나 싶었는데 이것도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졌다.
그래서 오히려 감자를 까라는 업무지시를 받았을 때 기뻤다. 차라리 몸이 힘든 게 나았다.
둘째 날은 오후타임으로 1~2시까지는 휴식시간으로 앉아서 기다리는 일이었다. 하루종일 인간극장이나 트로트를 들으시는 어르신들이었기에 차라리 일을 시켜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휴식시간이 지나고 오후 프로그램은 색칠하기였다. 무궁화 꽃이 그러진 달력을 색칠하는 일이었는데 사회복지사님의 주도하에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우리는 어르신들을 도와 달력을 완성하는데 집중했다. 처음 하는 일이라 생각보다 진땀이 났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도 많고 말씀을 드려도 뭘 해야 하는지 모르시는 분들이기에 한 분 한 분 신경 써가며 설명을 반복해야 하는 일이었다. 부족한 부분은 색칠을 대신해드려야 했다.
요양보호사는 사회복지사님이 짜놓은 프로그램을 보조하고 어르신들이 화장실을 갈 때나 양치를 하실 때 손을 씻길 때 등 이동보조를 해야 했고, 간식을 만들고 식사를 준비해야 했다. 식사는 외부에서 만들어져 오기 때문에 조리까지는 필요하지 않았지만 간식은 매일 만들어서 줘야 했다. 어르신들 중에는 파킨슨이라던가 치매가 있으신 분들도 계셨고, 허리나 다리가 아프신 분들도 계셔서 이동보조를 할 때 몸에 힘이 들어가서 꽤 힘든 일이었다. 그리고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추위를 많이 타시기 때문에 에어컨도 틀 수 없어서 하루 만에 땀으로 흠뻑 젖으며 일을 마무리해야 했다.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외우고 특징을 알게 되는 데는 일주일도 안 걸렸지만, 한 분 한 분을 케어하다 보면 하루가 엄청 빨리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