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시험이 끝났다. 80점 만점에 3문제를 틀려서 77점으로 시험에 통과했다. 시험이 쉬운 편이라 주변 분들은 대부분 합격하신 것 같다. 시험이 끝나고 신나는 뒤풀이까지 하고 다시 전업주부의 일상으로 복귀했다. 여러 가지의 방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작했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공부를 더 해볼까 하기도 했고, 재가센터에서 일을 해볼까 했지만 결국 나는 전업주부의 삶을 선택했다. 이론수업을 하는 동안은 어느 정도 취업 생각도 해봤는데 막상 실습을 하면서 현실에 부딪혀보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이 힘들었다기보다는 앞서 말한 요양보호사의 역할이 정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느낌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나처럼 마음이 약한 사람은 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사실 실습하는 내내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은 익숙했고 즐거웠다. 하지만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서 계속 드는 씁쓸한 감정이 나를 힘들게 했다.
엄마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아픈 어르신들을 보는 일이 나에게는 기쁘지만은 않았다. 그래서인지 몸보다는 마음이 힘들었다. 게다가 실습을 하면서 느낀 거지만 오랜만의 사회생활은 역시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시간만 이수하면 그만인 실습이지만 그 안에서 치열한 모습이 보였다. 누군가는 불평불만만 늘어놓았고 힘든 일들은 피하려 하고, 센터장님이나 다른 분들에게 잘 보이려 아부하는 모습 등 또다시 인간관계에 치를 떨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직장을 가나 존재하는 일이지만 우리는 모두 실습생이고, 경쟁자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런 모습을 보니 정이 뚝 떨어진 게 사실이다.
여러 힘든 부분들이 있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부분인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아니라는 것에 중점을 두고 나는 결국 전업주부로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다. 매일 하루 8시간의 공부로 지쳤던 날이었지만 지금은 살짝 그립기도 한 날들이었다. 지루한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주었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다들 만학도임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인 모습들을 보니 게으른 내 삶에도 변화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든 어릴 때 시작해야 한다는 최고참 언니의 말처럼 나도 이제부터라도 뭐가 하고 싶은지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