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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인 Apr 18. 2020

4월 이야기

쉬는 시간


 혼자 보는 일기만 쓰다가 타인이 함께 보는 산문을 쓰자니 글을 아예 처음 쓰는 기분이 들었었다. 학생일 때 써온 시나리오와도 달랐다. 브런치에 쓰는 글은 일상에서의 내 견해와 통찰을 담은 글이기에 스스로를 내보이는 범위가 훨씬 크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갈수록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다짐도 커져갔다. 좋은 글은 신선한 생각과 질문할 줄 아는 유연한 사고에서 나온다고. 쓰는 동안 피부로 느꼈다. 나에게 너무 빠지지 않고 적당히 떨어져 생각하는 훈련. 스스로의 고유한 생각을 재정립하는 훈련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면 일주일에 한 편의 글을 쓰는 일이 자연스러워질까 생각한다. 내가 어떤 글을 읽고 싶은지, 어떤 글을 계속 쓰고 싶은지는 조금 알게 되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컸던 4월은 만족스러운 글을 쓰기도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다행히도 그 고민이 마무리되어 5월이면 다시 글을 쓸 수 있겠다 오늘 생각했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4월에 계속 들은 노래는 영화 <  바이 유어 네임> ost. CD 구매해서 아침에 일어나서 청소하거나 커피 마실  오디오에 넣고 자주 틀어 두었다. 피아노 선율을 듣다 보면 우거진 초록 나무, 해변, 젖은 수영복과  익은 복숭아가 떠오른다. 사진은 영화의  장면인데 핑크빛, 보랏빛으로 물드는 석양도 좋지만 정직하게 어둑어둑해지는 푸른 여름밤을 좋아해서 저장했다. 어제는 오랜만에 서울로 가는 지하철에 앉아  밖의 푸르름을 오래 보았다. 꽃이 진다고 아쉽기도 했지만 초록빛은 금방 찾아온다.  모습에 웃음이 낫다.  글을 좋아해 주시고 구독해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잠시 쉬고 저도  푸르러져서 다시 돌아올게요. 모두 건강하게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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