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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콤이 May 03. 2024

아닌 게 아닌 게 아니다.


번지르르한 삼치,

아이폰 하나



바다의 푸아그라,

뉴발란스 하나



관자 단새우 우니,

들리지 않는 울음소리 하나



트러플 솥밥,

어두운 밤 홀로 있는 기분 하나



채워지고

사라지고

소망하노라



아닌 게 아닌 게 아니다 (by. 새콤달콤)



초저녁 어둠이 살짝 내려앉은듯한 분위기다. 다가올 나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 외식을 했다. 사실 1인당 5만 원은 주부 입장에서 엄두도 못 낼 비싼 가격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터지게 먹을 있는 곳이 낫지 않나라는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


남편이 쏘겠다는 말에 못 이기는 척 승낙을 했다. 당연히 속으론 무지 기뻤다.  식사하면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만간 아이들이 공부하러 멀리 떠날 예정이기에, 가족끼리 오붓하게 이런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근사하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인간은 참으로 간사하다. 자본주의 앞에서 '돈 걱정'도 사라진다.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상처가 되는 물건들이 하나씩 있다. 때로는 상처로 얼룩진 기억과 맞바꿀 수 있다면 '돈'의 힘을 빌리는 것도 괜찮은 듯. 


달큰함이 채워진 하루였다.



시와 에세이의 만남, 시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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