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야 해"
"너는 꼭 행복해야만 해"
그때는 몰랐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별을 마주한 남자가
그저 쿨내를 풍기며 내뱉는 말이려니 했다
그 뒤에 숨겨진 의미를 모른 채.
"행복해야 해"
"너는 꼭 행복해야만 해"
"알았지? 행복하겠다고 약속이다"
여전히 몰랐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첫사랑을 마주한 남자가
그저 추억을 회상하듯 내뱉는 말이려니 했다
그 속에 숨겨진 의미를 모른 채.
" 나는 행복한가 "
새끼손가락을 건 것도 아니고
도장을 찍어 문서화해 놓은 것도 아니고
흐느낌과 상냥함 그 중간 어디쯤에 가까웠던 그 '말'은
바람처럼 날아가 공기와 섞여 소멸될 법하건만
"나는 행복한가 "
약속을 지켰을까?
내가 행복하지 않음을 인정하는 순간
삶이 무너질 것만 같은 두려움이 엄습한다
그 약속 지켜내려고 오늘도 나는 기를 쓴다.
행복하거든 기를 쓰지 마라 (by. 새콤달콤)
노란색 낙엽이 휘날리는 길목 한 구탱이에서, 우연히 첫사랑을 만난 적이 있다. 아무렇지 않은 듯, 쿨내를 풍기며 가볍게 안부를 물어왔다. 그리곤 그때처럼 행복해야 한다면서 같은 말을 강조했다.
첫사랑은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되길 바랬다.
계절이 여러 번 바뀌고, 이별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게 된 나이가 되었다. 첫사랑은 나로 인해 충분히 아파하고 아파했던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른다. 나를 향한 애정이 얼마나 깊었는지도 이제야 짐작이 간다.
헤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내 자존감을 지켜주었던 남자였다.
'멋진 첫사랑'을 갖고 있음에 감사하며, 앞으로 더 행복해지려고 노력해야겠다. 행복하게 살 자격은 누구에게나 있는 인간 본연의 권리이니까.
이러니 저러니 해도
멋진 이별이란 세상에 없다.
억지 행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