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륵그륵
쇳소리처럼 거친 숨소리와
컹컹컹컥
메마른 기침 소리가 섞여,
말도 못 하고 가만히 누워
초점 없는 눈빛으로
힘없이 바라보는 아이 앞에 누웠다.
붉은색 시럽 덕분에
불덩이처럼 뜨거웠던 이마는
그나마 진정이 되었고,
겨우겨우 잠들어버렸다.
축 처진 아이 얼굴 앞으로
나의 얼굴을 갖다 대었다.
각도를 잘 맞춰서...
새근새근
낮고 작고 여린
콧대와 입 중간 즈음,
나는 입을 벌린 채
있는 힘껏 숨을 들여 마셨다.
아이의 날숨에
나는 들여 마신다.
아이가 걸려버린
감기 바이러스가 내게로 오기를
속으로 중얼거렸다.
의사가 처방해 준 약과
옆에서 도닥거려 주는 게 전부였던
그래서...
아파하는 아이를 보고 있는 게
너무나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
.
.
그런 순간들이 있다.
모든 엄마는
.
.
.
미련스럽게도
몸속 세포들이
엄마이기 전에
여자였던 DNA를
기억한다는 것이다.
달려보고도 싶고
빠져보고도 싶고
우직해보고도 싶고
비밀도 가져보고 싶고
.
.
.
그러다 뭔가 일이 뒤틀리면
내가 집 밖이라서 그른가
내가 책을 안 읽어서 그른가
내가 밥을 안 차려서 그른가
자책을 하곤 한다.
그것이 전혀 맞지 않는
엉뚱스러운 부질없는
생각임에도,
모든 화살을 스스로
본인을 향하게 조준한다.
아이를 밟고
올라서고 싶은 엄마는
세상에 없다.
.
.
.
단, 하나도 없다.
너에게 살구색 장미를 바친다 (by. 새콤달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