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피해자들을 위한 치유 소설.
이 작품은 말레이시아의 위안부를 소재로 한 탄 트완 엥(Tan Twan Eng)의 『해 질 무렵 안개정원』입니다. 작가는 2012년 맨 부커상 결선에 진출했고 맨 아시아 문학상(Man Asian Literary Prize)과 월터 스콧 역사소설상을 수상하고 인기가 많았는지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다.
소설의 배경인 말레이시아는 영국과 일본의 식민지였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같이 국가 내의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식민지배의 상처가 있다. 작가는 이러한 역사적인 사건의 트라우마를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감히 어떻게 고통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자신만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과거 위안부 경험이 있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치유 소설이다.
이 작품은 말레이시아의 과거와 현재를 다루는 역사소설이다. 3년간의 일본 식민지배 당시 1950년대와 식민지배 이후 1980년대를 오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교차하면서 묘사하고 있다. 소설은 말레이시아의 역사를 깊이 있게 다루지 않지만 큰 흐름을 알고 읽는다면 작품 내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인도차이나 반도에는 네덜란드와 대영제국의 마찰이 많았다. 1824년에 영국과 네덜란드 협정을 맺으면서 영국은 근처 섬에서 북부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그 범위를 확장했다. 이후 영국의 세력 범위는 현재의 말레이시아가 됐고, 네덜란드의 식민지는 현재 인도네시아가 됐다. 영국은 인도차이나반도 무역의 거점으로 사용하게 되고,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당국은 인력부족으로 중국이나 인도에서 오는 많은 이민자들을 받게 됐다. 그렇게 말레이, 중국, 인도인과 소수민족들의 함께 공존하는 현대의 말레이시아가 되었다. 다민족 국가이다 보니 인종차별도 심한 편에 속한다. 말레이(현지인)에 비해 중국인이 대부분의 무역과 상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권력이나 자본의 흐름을 그들이 쥐고 있었다. 말레이인들은 이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저항하기도 했다.
그러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말레이시아는 일본의 손아귀로 넘어간다. 식민 기간은 3년으로 짧은 기간이었지만, 일본군의 악행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 많은 청년들은 태국과 미얀마까지 이어지는 ‘죽음의 철로’를 건설하는 데 끌려가서 영양실조와 고된 막노동에 생명을 잃었습니다. 이 철도는 일본군의 군대와 무기의 수송을 위해 건설되었고 415km나 된다고 한다. 또한, 일본에게 반기를 드는 사람들의 가족들을 해체시켜 남성들은 수용소에 가둬 막노동을 시키고, 여성들은 위안부로 끌려가기도 했다. 당시에 무역으로 많은 돈을 번 이민자들과는 다르게 교육을 받지 못하고 소외됐던 말레이인들은 극단적인 민족주의로 똘똘 뭉쳐 테러단체를 조직하게 된다. 작품 내에서 등장하는 CTs(Communist Terrorists)가 바로 그런 단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