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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의 흔한 대화

서로 답답한 이유

by 유하 Feb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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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 차를 타고 집에 가는 길,

이모들과 쇼핑하면서 모자를 살 거라는 엄마의 말이 생각났다. 모자든 옷이든 샀는지 궁금해져서 전화를 걸었는데, 역시나 엄마는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이모들만 샀고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고 얘기하는 엄마가 갑자기 짠해졌다. 집에 가는 길 뭐라도 사 가겠다고 얘기했지만 그때부터 우리의 대화는 막히기 시작했다.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에도, 엄마의 말을 듣고 이야기하는 나 역시도 답답함이 담겼으니까.





언제부터인지, 엄마와의 대화는 비슷하게 흘러갔다. 정말 잘 통할 때는 눈빛, 표정, 혹은 어떤 단어 하나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이 바로 이해가 됐지만, 어떤 때는 같은 단어를 이야기해도 그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분명 같은 단어가 맞는데, 서로의 언어가 다른 것처럼. 세상에서 제일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다.


점점 자라면서 엄마가 살펴주던 길을 벗어나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게 되면서부터였을까, 아니면 가장 옆에 있으니까 서로 이해를 받고 싶은 마음이 강해져서일까. 이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확실하게  답할 수 없다.



다만, 대화가 잘 통하든, 통하지 않아서 답답함을 이야기하고 다툼으로 번지더라도 우리 사이는 멀어지지 않을 거라는 거. 다퉈서 잠시 떨어질 수는 있어도, 다시 가장 사소한 이유로 제일 가까이 있고 싶을 거라는 거.

엄마와 딸의 대화는 매번 이럴 거라고.



근데, 엄마.

중요한 건, 네 빵을 동생도 못 알아들었다는 거야. 얘도 네 빵이 뭐냐고 같이 답답해했어..





평범하지만 특별한 순간들을 틈틈이 스케치하듯 담아요.

@yuha.toon

www.instagram.com/yuha.toon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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