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ifferent Doors May 05. 2021

마시는 사람이 원하는 맛이 나는 주스

낮의 작업실

소정이의 작업

오늘 소정이는 마시는 사람이 원하는 맛이 나는 주스를 만들어서 샘들께 드렸어요. 소정이는 항상 샘들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는 것 같아요. 샘들을 위한 요거트, 주스 등을 만들어 나누어 줘요. 오늘은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수수깡을 부러뜨려 넣어 더욱 진짜 같은 주스를 만들었어요. 빨대를 발견하지 못해 나무젓가락으로 빨대를 표현한 것도 좋았어요!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갓 내린 아메리카노도 아니고 생과일 딸기 주스도 아닌, 무려 ‘마시는 사람이 원하는 맛’ 주스라니. 듣는 순간 ‘아..!’하고 맥이 탁 풀리고 맙니다. 거절할 수 없는 제안, 아니 어쩌면 묵직한 직구의 고백을 받은 기분입니다. 두 눈을 똑바로 마주 보고 ‘나는 당신이 기뻤으면 좋겠어요.’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건네는 고백. 직구의 마음 앞에 우리는 늘 속수무책입니다.


수수깡 조각 아래 묻혀있는 이야기를 생각합니다.

작업의 형태를 상상합니다. 플라스틱 컵에 가득한 수수깡 조각들 그사이에 꽂힌 나무젓가락 하나. 소정이에게 듣지 않았다면 영영 알 수 없었을 수수깡에 담긴 이야기를 생각하니, 여태 묻지 않아 흘려보냈을 수많은 이야기들이 아쉬워집니다. 될 수 있는 대로 더 자주, 더 많이 질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작업은 정말이지 ‘자세히 보아야 예쁩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보세요.

가끔 한가득 모인 작업 더미를 보면 고민이 싹틉니다. 아이가 직접 만든 거라 버리자니 아깝고, 무작정 쌓아두자니 더 이상 둘 곳이 없어요. 그럴 땐 ‘작가 인터뷰’를 남겨보면 어떨까요? 가볍게 육하원칙을 따라 살살살 실타래를 풀어가다 보면 질문을 건네고 생각하고 답하는 그사이에 미처 몰랐던 크고 작은 마음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는 그런 대화의 시간을 위해 작업을 이어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에 질문 하나, 매일력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아이들의 작업실을 운영하며 기록한 5 동안의 관찰일지사소하고도 소중한 우리의 발자취를 찬찬히 여러분과 나누어보려 합니다




이전 01화 작업실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