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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휴무 공지

낮의 작업실

by Different Do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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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후의 작업

인후는 어제 탱크를 만들다 말아서 오늘 와서도 이어서 만들 줄 알았는데, 어제 했던 것 같은 도구 워크숍-어제 아이들에게 도구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어요. 도구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여기에는 어떤 도구가 있는지, 또 어떤 재료가 있었으면 좋겠는지. 그리고 일단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어요.-은 없는지 물어보았어요. 그래서 오늘은 워크숍은 아니지만, 5월의 휴무를 알리는 안내 포스터를 만들어 달라고 했어요. 인후는 이미 인쇄된 프린트물 위에 설명을 덧붙이고, 배경을 색칠했어요. 꾸미기에 집중하다 보니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아서,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이야기했더니 여러 가지 궁리를 해서 포스터를 개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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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홉 살의 나를 생각합니다.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보다도 명절을 참 좋아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어요. 명절에는 손이 모자라니 아이들도 다 함께 오징어 튀김이며 동그랑땡을 만들었는데, 어른들의 세계 안에 내 역할이 있다는 게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습니다. 음식을 다 하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허리를 통통통 치며 ‘아이고 허리야~’를 외치는 게 소소한 명절의 낙이었습니다.


그 시절, ‘어른의 세계’는 꽤 매력적입니다.

그때의 기억을 돌이켜보면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어떤 동경이 있었어요. 누군가에게 ‘부탁’을 받고, 고치고 또 고치며 ‘임무’를 수행하고, 그 결과물이 공식적으로 ‘인정’ 받는 것. 세상과 관계를 맺고 쓸모를 갖는 경험으로 어른의 세계에 첫발을 디딘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나의 과거를 더듬어보면 인후의 간질간질했을 마음, 두근두근한 표정이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가끔 ‘쓸모의 세계’에 초대해보세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는 매력적입니다. 쓸모의 세계 역시 어느새 그 무게를 알게 된 이들에게는 종종 매력적이지 않지만, 처음 경험하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놀이이자 즐거움이 되고, 그 신나는 에너지는 뜻밖의 근사한 작업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니 더 자주 아이들을 쓸모의 세계로 초대해보면 어떨까요. ‘자존’ 혹은 ‘자기효용감’ 같은 거창한 이유보다, 어깨가 있는 대로 잔뜩 올라간 디자이너 인후의 기고만장한 표정을 더 자주 보고 싶습니다.




업로드 이미지 틀2.003.jpeg 하루에 질문 하나, 매일력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아이들의 작업실을 운영하며 기록한 5년 동안의 관찰일지. 사소하고도 소중한 우리의 발자취를 찬찬히 여러분과 나누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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