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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fferent Doors Apr 30. 2021

작업실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작업실의 하루



아이들의 작업실

샘의 하루


PM 13:00 샘 출근! 


PM 13:20 하교 시간이 가까워졌네요. 

아이들이 몰려오기 전에 재료바에 비워져 있는 재료를 채워 넣어요.

PM 13:40 슬슬 하교 시간이군요. 

학교 끝나면 늘 작업실로 직행하는 지수가 오늘도 출근도장을 찍었네요. 

PM 13:45 나무 문을 열고 빼꼼, 지수 친구 진영이가 작업실에 찾아왔어요. 

학교에서 지수가 작업실 자랑을 어머아머하게 했나 봐요. 오늘 작업실에 처음 온 진영이에게 작업실을 소개해주고 함께 사용하는 작업실에서 지켜야 할 다섯 가지 약속을 함께 읽었어요. 

자, 이제 바구니를 들고 재료바에서 원하는 재료를 골라봐요. 


PM 14:00 늘 함께 다니는 이나, 지효, 도연이가 달려들어왔어요. 

이나는 오늘 학교에서 신나는 일이 있었는지, 계속 졸졸졸 샘을 따라다니면서 말을 거네요.   

PM 14:20 도연이, 글루건을 쓸 땐 장갑을 꼭 껴야 해요! 

작업실에서는 위험하더라도 여러분이 안전을 위한 약속을 지킬 것을 믿고 작업을 풍성하게 해주는 다양한 도구들을 빌려주고 있어요. 

그러니 도구를 쓸 땐 꼭 도구에 맞는 약속을 지켜주세요. 


PM 15:10 자, 말해봐요. 왜 싸워요.

음. 그랬군요. 나무젓가락 무기를 만든 승재가 재원이에게 고무줄 총을 쏘았군요. 

자, 우리 작업실 약속 3번 다시 읽어볼까요? 

'서로의 작업을 방해하지 않아요.'


PM 15:40 틈틈이 관찰일지를 써요. 

아이들과의 대화 속에서 툭하고 튀어나오는 반짝이는 이야기들을 잊기 전에 기록해요. 


PM 16:20 미니 손가락 축구 게임기를 만든 재원이가 한 판 함께하자고 하네요. 

실력 발휘 좀 해볼까요?


PM 17:20 성원이, 집에 가기 전에 잠깐만요!

우리 작업실에 들어올 때 함께한 작업실 약속 5번, 기억하죠? 

'작업이 끝나면 자리를 정리해요.' 


PM 17:50 오늘 근사한 작업을 한 재원이. 

짧은 연필을 꼭 쥐고 또박또박 쓰고 있는 작업노트를 어깨너머로 보니, 미니 손가락 축구게임을 만든 건 요즘 아파서 집 밖에서 놀지 못하는 동생을 위한 선물이었다네요?  


PM 18:30 이제 슬슬 작업실을 정리합니다. 

바닥에 비즈가 많이 떨어졌군요. 

오늘 청소는 쉽지 않겠어요...

 

PM 18:50 마지막까지 작업을 이어가던 승우가 인사합니다.

승우는 오늘 태권도 학원 마치고 작업실에 오느라 작업 시간이 길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쉬웠는지 문 닫을 때까지 작업을 이어가네요. 바쁜 틈틈이 만들어가는 승우의 연작 시리즈가 점점 더 기대돼요. 

 

PM 19:00 오늘 작업실 끝! 

숨을 좀 돌립니다.   

PM 19:10 오늘 작업실의 이야기를 관찰일지에 기록합니다. 

오늘 작업실 분위기는 어땠는지, 오늘 특히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는지, 어떤 재료나 도구를 많이 사용했고, 아이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그리고 내일 출근하는 다른 샘들과 머리 맞대고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것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작업실을 위해 찬찬히 기록을 이어갑니다. 


PM 20:10 휴. 

오늘 작업실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관찰일지에 미주알고주알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여덟 시가 넘었어요, 얼른 퇴근해야겠어요!   








‘OPEN’ 

낮의 작업실


이문초등학교 앞 작은 카페. 

투명한 유리벽을 지나면 아이들만 들어올 수 있는 작은 작업실이 있습니다. 작업실에 들어서면 아이들은 늘 그 자리에 있는 샘과 인사하고, 함께하는 작업실의 약속들을 지키기로 하고, 하얗고 커다란 바구니 하나를 들고는, 쇼핑하듯 재료를 하나하나 꼼꼼히 골라, 원하는 자리에 앉습니다. 

시끌벅적하고 때때로 고요한 몰입의 시간,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은 어떤 모양일까요? 











‘CLOSED’ 

밤의 작업실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조용한 저녁, 샘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질문합니다, 기다립니다, 보여줍니다.’ 작업실의 세 가지 원칙을 지키며 어른이 아닌 조금 큰 친구로서 한 발자국 뒤에서 아이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샘. 원칙은 참 단순한데, 오늘도 반짝이는 눈으로 상상도 못 한 질문을 던지는 아이들을 마주하고 있자면 매 순간 고민의 연속입니다. 

오늘 밤 샘은 어떤 생각에 잠겨있을까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아이들의 작업실은 5년간 참 많은 '샘'들과 함께했습니다. 전공도 나이도 성향도 다 다른 우리들은 아이들이 열어갈 저마다의 오롯한 세계를 믿으며 오늘도 작업실 문을 엽니다. '질문합니다', '기다립니다', '보여줍니다'. 세 가지 원칙과 함께 작업실 속 '어른'이 아닌 '샘'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며 끊임없는 관찰과 기록으로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합니다. 샘은 계속 바뀌었지만 그 치열한 고민의 기록들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그 기록들을 하나하나 여러분과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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