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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태완 Jun 12. 2020

허옇게 죽은 애정

이 절기가 다 가도록 여태 나는 그대 것입니다


나 가슴께에 묻은 것은 오직 당신 하나인데
혼령 같은 무덤 하나가 봉긋하게 솟았습니다

우리가 막내처럼 애지중지 키운 붉은 사랑은
이렇듯 허옇게 죽어서도 나의 몫이었습니다

그러니 언제 한번 생각이나 난다면
여기 품에 들러서 술처럼 쓴 옛정 한 모금
둘러 둘러 힘껏 흩뿌리고 가십시오

이 절기가 다 가도록 여태 나는 그대 것입니다

_
<허옇게 죽은 애정>, 하태완

2020. 6. 12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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