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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항녀 Jul 25. 2024

그•사•세 구경하기

그들이 사는 세상

카페에 앉아있다 보면 앞, 뒤, 옆 테이블에서 대화하는 소리가 들릴 때가 있다.


책 읽을 때나 신문 읽을 때 귀에 아무것도 꽂지 않기 때문에 가끔 원치 않은 소리가 귀에 들어오곤 한다.


그리고 의도치 않게 내가 읽고 있는 무언가가 아닌 그들의 대화가 내 집중력을 훔쳐갈 때가 있다.


주로 나는 평일 낮에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그 시간 때에는 학부모들이 많다.


유치원생 엄마들, 초등학생 엄마들, 그 이후 등등.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묘한 기분이 든다.


서른 줄에 들어선 나는 언제쯤 저런 대화를 하고 있을까 싶은 생각에.


나는 아직 나 스스로 어리고 누군가를 키울 역량도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저 사람들은 자신들이 책임지고 기르는 누군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더 나은 양육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유치원생 엄마들의 나이대는 대충 나보다 7~8살 정도 많을 것 같은데 언제 저렇게 누군가의 엄마가 되었을까.


나는 아직도 내 꿈을 찾고 있는 것 같은데 그들은 아이들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니..


‘나’보다도 ‘내’가 책임져야 하는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로 그 수다를 가득 채우고 있다니.


부럽다기보다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 같다고나 할까.


학생들의 대화가 들릴 때도 있다.


유독 재밌는 주제는 역시 사랑.


본인이 좋아하는 사람을 얘기하며 ‘고등학교 때 오토바이는 타봤을까?’, ‘노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 이런 대화를 하더라.


근데 오토바이 타본 걸 왜 궁금해하는지 모르겠다.


요즘 청소년들은 오토바이를 타보는 게 멋인가?

귀여니 소설이 생각났다.


뭐가 됐든 그 설렘이 느껴져 재밌다.


한때 나도 친구들과 모이기만 하면 좋아하는 남학생 얘기를 할 때가 있었으니까.


이건 알듯한 세상이라 재밌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의 세상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는 것 같다.


잠시 다른 사람들의 세상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기분.


가끔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있는(?) 경험이 아닐까.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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